사랑받는 다는 것
하얗고 순했던 이름도 잊어버려 미안한 똘이
중학교 1~2학년 쯔음에
일요일 저녁에 교회서 돌아오니.
이모할매가 얘길하더라.
묶어놓은 강아지 한 마리가 풀렸는데
어디가서 돌아오질 않으니 돌아보라고.
막 동네 이주가 시작된 철거촌에서 가난으로 벗어나지 못한 우리집은
앞집과 옆집 모두 포크레인으로 헐어버려 집을 싸고 있던 곳들이 모두 공터가 되어 버린 동네.
한밤에 폐허가 된 동네를 걷기 시작했다.
휘파람을 부르면서 아이를 부르고
한 바퀴를 돌고 안 보여 안 좋은 생각이 들 무렵.
어딘가 무너진 집터 주변에서.
컹컹 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조금 더 헤메다 결국 소리나는 곳에 닿았을 때
달고 나간 목줄 끝이 나무 뿌리에 걸려 있고
내 목소리가 들린다고 컹컹거리며 나를 보고 반가워서 힘을 쓰는
아이를 발견했다.
묶인 녀석을 풀어 끈을 쥐고 돌아가는 길에
녀석이 내 발을 몇번이나 싸고 돌아다녔는지.
그 좋아하고 안도하던 눈빛.
까만 눈에 나를 보면 어쩔 줄 모르던.
온몸으로 좋아한다고 표현하는 존재의
그 순한 눈빛.
그게 얼마나 귀했는지.
그걸 온전히 몰랐던 그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