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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디정 Mar 27. 2018

편지9_바람

책의 수명, 15만 부

바람


나무에게 생명이 있는 것처럼

사람에게 생애가 있는 것처럼


책에도 수명이 있지 않을까?


명동에 있는 한의원 나무 책상은 아주 늙었는데

2대째 원장 선생님은 여전히 서랍을 열더라고


책도 더 오래 살 수 있지 않을까?


나무의 생애를 관찰하면 놀랄 만해.

죽을 때까지 시장에 나간다니까.

팔 게 없으면 그늘이라도 팔지.


(죽은 다음에도 시장에 나간다니까)


그래서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내 바람을 적었어.


책의 수명

15만 부


딸이 내게 <바람>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한 편 써달라고 해서.. 책을 만드는 사람의 바람을 시처럼 아주 진하게 적어 봤다. 이런 마음이 어린 딸에게 전해질지는 모르겠지만... 편집자로서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책은 자기 수명 동안 십오만 부가 팔려야 한다. 이렇게 집요하게 생각하고 궁리하면서 책을 소중하게 만들고 기획하면 또 그렇게 되겠지. 이게 책 만드는 아빠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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