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베이컨 데카르트 ㅋㅋㅋ

2022년 윤리와 사상 수능 문제

by 코디정

2022년 윤리와 사상 수능 문제 3점짜리.

학생들처럼 수능 문제 풀어보면서

철학 좀 공부해 보자.

우리 고등학생들

어른보다 수준 높다.


근대 서양 사상가 갑, 을의 입장으로 옳은 것은? (3점)

갑 : 아리스토텔레스 논리학에 따라 제시된 논증은, 세계를 인간의 사유에 예속시키고, 인간의 사유를 언어에 예속시킬 뿐이다. 그릇된 논증은 우상을 보호하는 방책에 불과하다.
을 : 모든 것이 의심스럽다 할지라도 이 모든 것을 의심스럽다고 생각하고 있는 자아는 필연적으로 존재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내가 제시하고자 하는 철학의 제1원리이다.

① 갑 : 자연에 대한 지식은 인간의 삶을 개선하는 데 필수적이다.

② 갑 : 우상 타파를 위해 채택해야 할 학문의 방법은 연역법이다.

③ 을 : 철학의 제1원리로부터 지식을 추론하려 해서는 안 된다.

④ 을 : 더 이상 의심할 수 없는 자명한 진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⑤ 갑, 을 : 진리 탐구를 위해 전통적인 권위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



해설과 정답 | 서양 근대 철학의 아버지들 두 분이 나오셨다. 갑은 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 할아버지. 대법관이셨다. 영국 경험론의 시조로 불리기도 하는 하여튼 똑똑한 할아버지. 을은 르네 데카르트(1596~1650) 할아버지. 어떤 사람은 데카르트야말로 근대 철학의 시조라 부른다. 자, 이 두 분의 얼굴 좀 보자. 얼굴 보고, 아, 이분이 그분이지? 라고 대꾸할 수 있는 것도 사소한 능력. 대입 수능 문제에는 사상가들의 초상이 자주 등장하니까 유용도 하다.

베룰람 남작 프랜치스 베이컨


르네 데카르트


베이컨 할아버지부터 가 보자. 서양사상사에서 베이컨의 위상을 알려면 당시 자욱하게 서양 사상(종교를 포함한다)을 지배한 아리스토텔레스(384~322 BC)를 떠올려야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더더욱 학문을 하려는 사람들은 아리스토텔레스가 가르친 논리학(예를 들어 삼단논법을 떠올려 보자)을 배워야 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은 기본적으로 형식논리학이며, 대전제로부터 결론을 이끌어내는 <연역법>이었다. 그런데 베이컨이 보기에 논리는 맞는데 참이라고 볼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다음 연역법 논리를 보자.


(1) 미성년자들은 생각이 짧다.

(2) 고교생 홍길동은 미성년자다.

(3) 홍길동은 생각이 짧다.


여러분들이 어이 없어 할 수 있지만 논리학적으로 볼 때 참인 논리다. 대전제부터 연역된 결론이 논리적으로 하자가 없다. 그런데 실제로 홍길동은 생각이 깊은 미성년자일 수도 있지 않겠나? 베이컨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연역법의 문제를 네 가지 우상론(종족의 우상, 동굴의 우상, 시장의 우상, 극장의 우상)으로 비판하면서, 편견을 갖지 말고 자알 관찰해서 경험을 통해 참인 결론을 도출하자는 주장을 한다. 그런 방법론이 <귀납법>이다. 베이컨은 귀납법의 아버지. 칸트는 자신의 겁나게 유명한 저서 <순수이성비판>(1781)을 펴내면서 책의 맨 앞에서 베룰란 남작 베이컨에게 영광을 돌렸다. 그 정도로 존경을 받았던 분. ‘우상’이라는 단어에서 베이컨을 떠올리는 게 포인트.



다음으로 데카르트 할아버지. 베이컨보다 한 세대 늦게 태어난 데카르트는 유럽 합리론을 대표하는 철학자. 이 할아버지는 철학사에서 ‘나’라는 주체를 명확하게 세워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역할을 했다는 거. 어디 인간 주제에 생각을 해? 그럴 시간에 성경이나 읽어.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문장을 인류에 남긴 것만으로도 세세토록 영광을 받는 철학자. (인류사에 기록되는 인생을 살고 싶다고? 무리할 필요 없다. 데카르트 할아버지처럼 유명한 문장 하나만 남겨도 된다;;;)


베이컨 할아버지가 자연을 관찰하고 경험하면서 학문의 참된 진리를 찾고자 했다면, 이 프랑스 할아버지는 거꾸로, 사람들이 경험하는 자연과 인간세계가 실은 꿈이 아닌가, 어쩌면 이 세계는 ‘매트릭스’이며, 허상이 아니라고 어떻게 단정할 수 있는가라고 의심해 본다. 실제로 의심을 해 보니까, 어, 진짜 꿈일 수도 있잖아? 어쩌면 진정한 세계는 다른 우주 멀티버스에 있고, 눈에 보이는 것은 진짜가 아닐 수도 있어, 라는 생각까지 이른다. 그런데 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현실인지 ‘생각하는 나’라는 존재, ‘나는 생각한다’라는 사실은 의심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의심할 수 없는 이런 결론에서 철학을 시작하자는 것이고, 그걸 철학의 제1원리라는 것이다. 데카르트 할아버지의 위와 같은 의심을 ‘방법적 회의’라 부른다.


위와 같은 지식은 어렵지도 않고 고등학생 수준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문제를 풀어 보자. 답을 찾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①번. “자연에 대한 지식은 인간의 삶을 개선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건 너무 맞는 얘기잖아? 갑이 베이컨 할아버지가 아니더라도 맞는 지문일 것 같다. 베이컨은 관찰을 강조한다. 눈에 보이는 이 삼라만상 자연을 관찰하지 않고 뭘 더 관찰하겠는가? 관찰과 실험을 강조한 베이컨이 있었기 때문에, 아이작 뉴턴이 등장하는 것이고 영국에서 과학혁명이 탄생한 것이다. 정답.

②번. ‘연역법’이 아니라 ‘귀납법’이다. 연역법 때문에 우상이 생겼다. 귀납법으로 진실을 찾아 보자. 그것이 베이컨의 생각이다.

③번, 완전 틀렸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를 철학의 제1원리로 삼아 지식을 추론하자는 게 데카르트 할아버지.

④번, 아이 진짜. 틀렸다니까. 아무리 의심하고 의심하고 또 의심해도 ‘생각하는 나’는 존재하더라니까.

⑤ 권위를 의심하지 않는다고? 꼰대냐? 두 분은 꼰대가 아니라 새로운 정신세계를 개척한 혁신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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