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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디정 Nov 25. 2022

논리력 5단계

논리적인 능력을 반드시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논리는

여러분을 편안한 곳으로,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곳으로 안내한다.


그곳은 남에게 더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이다.


남의 인정 따위 무시하면서 제멋대로 사는 것은 멋도 있다. 그러나 범죄자가 아니라면 극소수의 가진 자만이 누릴 수 있는 멋이다. 그런 무리에 속하지 않는 우리는 타인을 이해하고 타인에게서 인정받는 건전한 사회생활을 한다. 더 이해하고 더 인정받는 일은 나에게도 이롭고 우리에게도 좋다.


논점을 파악하고, 문제를 이해하며,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대화가 되며, 오해보다는 이해를, 막힘보다는 통함을, 싸움보다는 타협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알려졌다. 그중에서 나는 다섯 가지 단계를 여러분에게 우선 공개한다. 그리고 약속한다. ‘논리력 5단계’로 부르는 이 방법론은 여러분의 논리력을 크게 향상시켜 줄 것임을. 여러분은 이미 논리력을 갖고 있다(다만 제대로 발현되지 못할 뿐이다). 이것이 논리력 향상을 약속한 나를 자신만만하게 만든다. 인간의 머리는 선천적으로 논리적이다. 그 논리를 모방해서 나온 것이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이 할 수 있다면 여러분도 능히 할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아주 초보적인 ‘집합이론’이다.


먼저 ‘그것(들)’이 어디에 속하는 것인지를 곰곰이 생각한다. 논리는 여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시작이 반이라는 격언이 맞는다면 논리의 반은 ‘그것(들)’이 어디에 속하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시도이다. 어떤 생각이든지, 논리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면, ‘생각의 집합’을 먼저 정해야 한다. 생각의 경계를 정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 집합 안에 있는 것들은 어떻게든 연결될 수 있는 것이고, 그 집합 바깥에 있는 것은 논리적으로는 연결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시도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여러분은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논점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뭔가 열심히 조사하고 쓰는데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 남들은 진지한데 혼자서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대화 자체가 안 되는 사람들 같은 논리 ‘길치’의 문제는 대체로 논리력 향상 첫 번째 단계에서 해결된다. 또한 뇌의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되는 ‘이쪽’ 사람들과 ‘저쪽’ 사람들의 문제는 생각의 집합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상상 속 ‘끈’을 준비하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닿기만 하면 연결되고

길이를 잴 수도 있는

상상의 끈이 있다고 가정하자.

여러분은 이 끈을 들고 첫 번째 단계에서 정한 생각의 집합에 속한 것들을 살펴본다.



세 번째 단계는

상상의 끈을 이용하여

단어 혹은 의미를

연결한다.


연결될 만한 대상 중에서 길이가 짧은 것을 먼저 연결한다(주제를 시작점으로 삼는다). 가까운 것을 연결하면 그 연결이 논리적으로 보이며, 너무 먼 것을 연결하면 — 기발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 그 연결은 비논리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므로 너무 먼 연결은 타인의 논리에 의해 뎅강, 쉽게 잘려 나간다. 너무 먼 것은 함부로 연결하지 않는다.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폭풍의 원인에 대해 사람들이 모여 토의한다. 홍길동이 캘리포니아 폭풍과 브라질 나비의 날갯짓을 연결한다(이런 나비효과 연결도 해낼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그러나 이런 연결은 너무 멀어서 신기루에 불과하다. 임꺽정은 지구온난화를 근거로 제시한다. 장길산은 동 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한 열대 저기압의 영향을 제시한다. 임꺽정의 연결은 홍길동의 연결보다 훨씬 길이가 짧다. 장길산의 연결은 임꺽정의 연결보다 더욱 짧은 연결이다. 그렇다면 장길산이 가장 끈을 잘 사용해서 연결한 것이다.


어쨌든 연결되었다. 하나만 연결될 수도 있고, 두 개 이상 연결되어 있을 수도 있다.



네 번째 단계는 강하게 연결하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것부터 강하게 연결한다.


어떤 게 가까운 것인지 모를 때가 있다. 그러면 모두 강하게 연결해 본다. 강하게 연결? 그 연결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하면 강해진다. 모든 사람이 부인할 수 없는 근거가 제시되었다면 아주 강한 연결이다. 제시된 근거에 대부분의 사람이 납득할 수 없다면 아주 약한 연결이다. 근거가 없이 믿음만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믿음은 논리가 아니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타인은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여길 것이다. 무엇이 좋은 근거가 되는 것일까?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솔루션이 바로 논리학인데, 이에 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다. 논리적인 스킬은 하나씩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다섯 번째 단계는 ‘약한 연결 버리기’이다.


인간은 공감을 얻기 위해 논리를 사용한다. 논리적인 것은 이성적인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언제나 이성적이지는 않은 것처럼, 논리적이라 해서 언제나 편들어 주지는 않는다. 인간은 다양한 편견과 편향 속에서 생각하고 판단을 내린다.


약간 연결은 거부감이나 반론을 낳고, 거부감이나 반론은 내가 원하는 연결을 잘라낼 것이다. 내가 버리지 않더라도 어차피 약한 연결은 끊어진다. 강한 연결조차 약화된다. 그러므로 약한 연결은 망설이지 말고 버린다.


창의성이나 기발한 착상은 버려지기 일쑤일 것이다. 아까워 해서는 안 된다. 창의성은 논리력이 아니다. 논리는 타인과 나의 공통된 생각의 원리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아무리 고집해도 타인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면 그 연결은 약한 것이다(내가 주제를 바꿔서 새롭게 문제제기할 수 있는 능동적인 입장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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