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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디정 Nov 29. 2022

그것은 저러하다

논리란 서로 다른 무엇들을 연결하는 것

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안다는 것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낮은 수준의 앎과 고차원의 앎. 논리는 낮은 수준에서 자라나 그것을 기초로 삼아 높은 수준으로 성장한다. 


가장 기초적인 앎은 <그것은 그것이다>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판단은 문장으로 표현된다.

‘밥은 밥이다’,

‘엄마는 엄마다’, 

‘친구는 친구다’, 

‘고통은 고통이다’. 


이런 판단에는 ‘연결’이 없다. 연결이 없는 앎은 낮은 단계의 앎이며, 그런 기초적인 앎은 강아지도 할 수 있다. 동물에게 밥은 밥이며, 엄마는 엄마이며, 친구는 친구이며, 고통은 고통이라는 것을 가르치는 게 어렵지 않다. 


그러나 무엇인가를 하나만 연결하는 것으로도 앎의 차원은 질적으로 달라진다. 


‘밥은 한식이 맛있다’, 

‘엄마는 직장인이다’, 

‘친구는 교인이다’, 

‘고통이 생기면 진통제를 먹는다’. 


앞의 앎에 하나만 더 연결했을 뿐인데, 이런 간단한 연결을 강아지가 알도록 가르치는 것은 극히 어렵다. 간단한 연결만으로 고차원의 앎으로 변화했다. 고차원의 앎이란,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하면서 <그것은 저러하다>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밥은 휴대폰이다’, ‘엄마는 모자이다’, ‘친구는 마우스다’, ‘고통은 머리카락이다’. 이런 문장들은 어떤가? 다들 서로 다른 것이 연결된 문장이다. 이런 연결조차 인간은 할 수 있고, 동물은 따라 할 수 없다. 하지만 인간은 이런 연결이 어딘가 잘못되었음을 즉시 안다. 가벼운 잘못이라면 웃음으로, 진지한 잘못이라면 문학으로 반응하고, 심각한 잘못이라면 질병으로 여긴다. 


이처럼 우리는 잘된 연결과 잘못된 연결이 있음을 알 수 있고, 그것을 구별할 수도 있다. 


어째서 우리는
잘못된 연결을 알 수 있는 것일까? 


그 까닭은 모든 인류의 머릿속에는 논리가 딱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논리(logic)와 이성(Reason)을 같은 뜻으로 이해했다.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다>라고 우리가 판단할 수 있다면, 이 문장을 같은 의미로 <인간은 논리적인 동물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논리는 인류 공통의 머릿속 생각 원리이다. 이 원리는 대단히 심오하고 복잡하고 난해한 게 아니다. 


논리란 ‘무엇인가를 서로 연결한다는 것’, 이토록 간단하고 명료하다. 


다만 단어와 단어를, 문장과 문장을, 결국 의미와 의미를 연결하는 규칙은 있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이후로 2400년 동안 철학자들은 그런 규칙을 다양하게 궁리해 왔고 오늘날 상당한 정도로 확립되어 있다. 내가 앞서 말한 논리력 5 단계는 그런 논리 규칙을 풀어서 설명한 것이다(그리고 앞으로 더욱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동물과 달리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지식이 확장된다. 또한 인간은 동물과 달리 잘못된 연결도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환상이 확대된다. 인간의 오류는 언제든지 발생한다. 그러나 우리 인류는 지식을 늘리고 오류를 줄일 수 있는 무기를 갖고 있으니, 그것이 바로 ‘경험’이다. 경험은 인간의 머릿속으로 들어와 논리를 만난다. 그리고 그 논리를 예리하고 정교하게 만든다. 


한 사람이 직접 할 수 있는 경험의 분량은 적다. 그러므로 타인의 경험을 내 것으로 취해야 하고, 그런 목적으로 어떤 방법으로든 공부해야 한다. 우선 <최초의 연결>은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그걸 탐구할 필요가 있겠다.


논리 교훈:
논리란 연결이다. 인간은 무엇이든 연결할 수 있다.
좋은 논리는 잘된 연결이고, 나쁜 논리는 잘못된 연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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