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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디정 Jul 01. 2019

염소이야기

3호 | 문과도 이해하는 과학이야기

염소 이야기

원자번호 17번, 할로겐 원소, Cl, 염소(Chlorine)입니다.

지구에서 매우 흔하게 얻을 수 있는 화학원소이지요. 바닷물에는 아주 많은 양의 염소 이온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지구상에는 약 2000가지의 염소 화합물이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거의 모든 원소와 반응하기 때문입니다(헬륨과 네온 제외).

 

황록색의 염소 기체는 매우 위험합니다. 1차세계대전에서 독일이 참호전을 타개하기 위해 화학무기로 사용했을 정도니까요. 그때가 1915년 4월 22일이었습니다. 2차 이프로 전투(the second battle Ypres)에서 독일군은 168톤의 염소가스를 처음으로 사용했습니다. 호흡기와 눈과 피부를 공격합니다. 공기보다 2.5배 무겁습니다. 참호에 있던 무수한 프랑스군과 영국군이 죽어나갔지요.


(염소가스에 의해 눈을 멀게 된 영국 젊은이들)


유대계 독일 화학자 프리츠 하버(Fritz Haber 1868-1934)가 염소 독가스로 화학무기를 개발했지요. 독가스의 아버지로 기록된 비극적인 인물입니다. 과학자가 애국주의에 심취할 때 어떤 참상이 벌어지는지 잘 보여준 인물이기도 합니다. 프리츠 하버의 부인이자 독일 최초의 여성 화학박사였던 클라라 임머바르(Clarar Immerwahr 1870~1915)는 과학을 오염시키고 야만성을 드러내는 남편의 연구를 비난했습니다. 남편이 사람을 죽이러 벨기에 이프로 전장에 가기 직전, 부인은 권총으로 자살을 택했다는 슬픈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들의 품에서 숨을 거두지요.



그러나 프리츠 하버는 숱한 사람을 죽이고도 암모니아 합성법을 개발한 공로로 1918년 노벨화학상을 받았답니다. 당시만 해도 독일의 영웅이었겠지요. 그러나 1934년 나치가 집권하자 유태계 독일인이었던 하버도 추방됩니다. 그가 만든 독가스로 수많은 동족이 집단수용소에서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이 끔찍한 원소는 인류의 역사를 아주 건강하고 명랑하게 바꾸어 주기도 했답니다. 물에는 각종 박테리아와 세균이 서식할 수 있습니다. 미생물은 아주 오랫동안 우리 인류의 적이었지요. 콜레라, 장티푸스, 세균성이질 등의 수인성 전염병으로 말미암아 수많은 인류가 죽었습니다.


이런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게 도와준 해결책이 바로 미량의 염소를 이용한 소독이었지요. 1893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처음 시행되었으며, 1908년 미국에서도 염소로 물을 소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오염된 물 때문에 발생되는 인류의 그 오랜 고통에 비로소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답니다.


염소 소독은 뭐니뭐니해도 수영장을 빼놓고 말할 수 없지요. 박테리아와 세균으로부터 안전한 수영장이 곳곳에 등장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취했겠습니까? 옷을 벗었지요. 사람들이 안심하면서 앞다퉈 몸을 노출하자 수영복이 패션산업으로 들어왔습니다. 염소가 없었다면 인류는 덜 재미있었을 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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