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좀 더 크면 더 재밌겠구나 (22년 7월)

이젠 제법 호캉스를 즐길 줄 아는 첫째, 그걸 지켜보는 너. 둘째.

by 홍윤표

5개월에 접어든 둘째가 이제 꽤 딸들 특유의 외모가 고스란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커플룩으로 선물 받은 옷들도 제법 잘 어울리고 그걸 보고 예뻐라 하는 첫째의 모습에서 가족의 탄생에 대한 이해도가 형성됨을 느낄 수 있다. 첫째 혼자만 누리고 있던 캐릭터 의자, 젖병, 의류, 식기도구 등도 이제 둘째와 함께 갖춰 쓸 수 있도록 여러모로 준비를 하던 시기였다. 둘째가 앉음마를 할 수 있고 일반식 혼용이 가능해지면서 여행 장소 선정 후보의 폭이 다소 넓어졌다. 둘째가 수영장에서 유유자적 튜브 위에서 물놀이도 하고 잘게 다져주기만 하면 웬만한 음식은 다 먹을 수 있어 조식 뷔페 이용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달 와이프와 상의한 대로 우선 휴가철을 맞아 서울 한복판에 자리 잡은 호텔로 '호캉스'를 떠나기로 했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의 손님이 8할을 넘을 정도로 많았고 체크인 시간이 한참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로비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넓고 밝은 로비 분위기와 더불어 직원들의 친절함과 여행객들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졌는지 우리 아들, 딸 모두 들뜬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그렇게 수십 분을 떼 한번 쓰지 않고 기다린 아이들과 함께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바로 수영장으로 달려갔다. 코로나가 잠시 잠잠해졌다고 하긴 하나 그래도 영유아들에게는 위험 요소이기에 최소한의 방역 수칙을 유지하면서 놀았다. 첫째는 물놀이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어 혼자서 노는데 어려움이 없었지만 5개월 된 둘째는 입수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되었다. 무엇보다 물놀이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케어하면서 놀아줬고 그 덕분인지 향후에 있을 물놀이에 대해서도 굉장히 즐겁고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코로나가 잠시 잠잠해지고 이제 어느 정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면서 2년간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과의 소중한 시간을 가지게 된 7월이었다. 2년 동안 우리 가족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듯 그들에게도 임신, 출산, 육아의 3박자가 존재했기에 말로만 듣던 '공동 육아'가 가능해진 시기이기도 하다. 애석하게도 아직 걷지 못하는 둘째를 대신해 각 가정의 첫째들끼리 만나는 시간이 많았고 키즈카페 함께 가기, 짜장면 함께 먹기, 카페에서 부모님들 얘기하는 자리에 함께 있기 등의 활동으로 알게 모르게 사회성까지 더불어 발달시킬 수 있던 좋은 장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친한 친구들, 가장 좋은 선생님은 모두 어린이집에 있다는 첫째의 말에 이제 어린이집에 완벽하게 적응했구나를 실감하게 된 기간이기도 하다. 같은 교육계에 종사하지만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열정과 노고, 헌신에 대해서 깊은 감사와 존경을 가슴속에 가득 품게 된 순간이다.

호캉스와 키즈카페뿐만 아니라 가정 방문을 통한 '공동 육아'도 아이들의 심신 발달과 사회성 형성에 많은 도움을 주던 시기이다. 함께 놀면서 예절과 규칙에 대한 공부도 할 수 있고 다른 가족의 모습을 통해서 부모로서도 배우는 것이 많았던 순간이기도 하다. 내 자식 기르기에 급급한 날들 속에 이러한 만남을 통해 육아에 필요한 아이템을 전수받기도 하고 서로의 고충을 토로하며 육아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특히 서울 근교의 전원주택에 사는 와이프 친구의 초대를 받아 공동 육아를 한 날이 기억에 많이 남는데 그 이유는 풍경이 주는 아름다움을 첫째도 느꼈기 때문이다. 또한 건물 안에만 있는 줄 알았던 수영장이 마당에도 있다는 것, 초록 샌 잔디와 흙을 밟으며 집에 들어가도 누구 하나 제재하지 않는 것 등에서 우리 집에서 느낄 수 없는 자유분방을 한편으로 느낀 날이지 않았을까 싶다.

"여보, 다음 달에는 첫째 킥보드를 마스터하고 둘째는 좀 더 멀리 가서 좋은 것도 많이 보여주고 오자."

와이프의 제안에 나도 흔쾌히 이렇게 말했다.

"그럼 8월부터는 놀러 가는 것마다 킥보드를 가지고 가고 극성수기 좀 풀리면 강원도나 충청도 근교에 안 가본 곳 구경 다녀오자."

나의 대답에 아내가 반가운 소식을 전한다.

"안 그래도 아빠가 아는 지인분께서 리조트 분양받으신 곳이 있는데 부탁드리면 우리 가족이 2~3일 정도는 쓸 수 있는 것 같아. 여기 한 번 알아볼까?"

"그럼 일단 거기도 알아보고, 그런데 우리 무슨 아기상어호텔인가 지우 데리고 한번 가보자고 하지 않았나?"

나의 말에 호기롭게 와이프가 대답했다.

"그럼 둘 다 가자. 우리 애들 거기 둘 다 좋아하겠지."


그래. 이번 7,8월은 꽉 채워서 다른 스케줄일랑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도록 가족 여행으로 꽉 차게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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