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여름은 (22년 8월)
누워만 있는 둘째도 즐길 거 다 즐긴 여름
지난 5월에 선물 받은 킥보드를 이제야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첫째와 생후 6개월이 다가오자 쏘서를 즐기는 둘째의 모습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육아에 전념하던 나날이다. 7월은 사회성 기르기 차원에서 다른 가족들과 만나는 시간을 주로 가졌다면 8월은 온전히 우리 4 식구 위주로 여러 곳을 방문했다. 그 일환으로 아기상어의 광팬인 첫째를 위해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 마련된 '아기상어 호텔'을 우선적으로 방문하기로 했다.
아기 상어 호텔은 호텔 측에서 가족 단위의 손님들을 위해 객실 일부를 아기상어 굿즈와 침구류로 리뉴얼해 만들어 놓은 공간이다. 성수기에는 예약이 힘들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인데 8월을 넘어가니 조금 예약이 수월하여 방문하기로 했다. 로비에서부터 들뜬 모습을 감추지 못한 첫째는 생각지도 못한 아기상어의 등장에 몹시 흥분해서 객실과 복도 이곳저곳을 뛰어다녔다. 유모차에 누워만 있는 둘째도 몸을 들썩거리는 거 보니 아기상어의 존재를 인식한 것이 분명해 보얐다. 그렇게 아기상어 호텔에서 조식도 먹고, 물놀이도 하며 온전히 4 식구만의 호캉스를 만끽하였다.
이때쯤부터 원룸형 호텔에서 4 식구가 편안한 밤을 맞이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발달 단계상 둘째는 물론 첫째도 새벽에 수시로 깨는 데다가 징검다리식으로 번갈아 일어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싸지만 분리형으로 구성된 객실이나 아예 가족단위가 머물기 좋은 리조트가 적합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때마침 장인어른 지인께서 원주의 한 리조트를 분양받은 곳이 있고 3-4일 정도는 머물러도 좋다고 알려주셨다. 방이 3개라 분리공간도 확보가 되고 심지어 방 1개는 침대가 아닌 온돌방이라 둘째가 침대에서 굴러 떨어질 염려도 없었다. 그리하여 올여름 마지막 여행을 리조트에서 보내기로 하고 발길을 옮겼다.
규모가 상당히 큰 리조트인 데다 겨울에는 스키장까지 겸해서 운영하는 곳인 만큼 즐길 수 있는 부대시설이 상당히 많았다. 그리고 아이들이 혹시라도 객실에서 잠들기 힘들어할 때 유모차 산책을 하기 아주 적합할 정도로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어 좋았다. 수영장뿐만 아니라 트램펄린 놀이시설도 함께 있어 아가들을 모두 데리고 이용할 수 있었는데 엎드리고 누워있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둘째조차도 트램펄린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모습을 보고 꽤 깊은 감명을 받았던 때이다. 머무르던 3일 내내 둘째가 새벽 3시, 5시마다 깨서 여러 모로 숙면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조식 뷔페식으로 일반식과 이유식 혼용이 가능했던 시기라 여행이 훨씬 수월했던 것 같다.
그렇게 다이내믹한 여름방학을 함께 보낸 아가들에게 피할 수 없는 질병이 하나 다가왔으니 그 이름은 바로 '수족구병'이었다. 2학기 개학하자마자 첫째가 등원하지 못해 두 아가들 모두 집에 있어야 했다. 그러고 보니 이제 슬슬 환절기가 다가오니 아가들 가을, 겨울 옷도 새로 마련하고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할 시기라는 것을 절절하게 느꼈던 때이다.
그 해 여름은 그렇게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