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을 제외하고 아침저녁 간에 제법 시원함과 쌀쌀함 사이 그 어딘가가 은근하게 느껴지는 요즈음입니다. 그 덕분에 하원 후 놀이터가 모처럼만에 활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불과 며칠전만 해도 35도를 넘나드는 가을 폭염 탓에 한산하기 이를 데 없는 놀이터였는데 말입니다. 허니와 달콤이도 어린이집 하원 후 단지 내 놀이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분명 몇 분 전까지만 해도 같은 반에서 하루종일 함께 했던 친구들인데도 밖에서 만나면 무척이나 반가운 모양입니다. 과연 이번주는 허니와 달콤이는 어린이집에서 또 어떤 재미난 활동을 경험했을까요?
만 3세 허니는 '고마워 토토'라는 곳을 방문하여 모처럼만에 흙과 하루종일 함께 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엄마아빠가 어렸을 때는 운동장, 놀이터, 공터 등이 전부 흙바닥이었기 때문에 흙과 함께한 추억이 많습니다. 흙과 친해지다 못해 옷, 신발, 가방 등에 흙먼지를 가득 머금고 뛰놀았기에 집으로 돌아가서 옷을 벗으면 흙먼지가 바닥에 우수수 떨어지는 일이 다반사였지요. 세월이 많이 흘러 아스팔트, 우레탄 바닥이 아이들의 놀이 공간을 대신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요즘 아이들은 흙을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경우가 확실히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흙 체험 시설에서 허니의 모습은 한층 호기심 어린 태도로 가득한 게 느껴집니다. 흙놀이터에서 맨발로 콩주머니 던지기, 줄다리기 등의 청백전도 하고 꼬마 김밥도 직접 만들어 먹으면서 유익한 시간을 보냈네요.
특성화 프로그램인 '누리나래' 시간에는 숫자와 한글을 집중적으로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0~9까지의 수 이후 두 자릿수의 숫자까지 차근차근 읽고 쓰는 활동을 배우고 더 나아가 숫자의 크기를 비교해 보고 물건에 빗대어 보는 활동을 해보았네요. 한글 관련 유튜브로 집에 와서 스스로 복습하는 시간을 좋아하는 허니이다 보니 최근에는 짧은 동화는 엄마아빠의 도움이 없이도 읽어내는 모습을 보입니다. 올해가 지나면 숫자와 한글에 대한 이해도가 좀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기에 관련 서적을 몇 권 더 사서 함께 숫자, 한글 공부하는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체육 시간에는 표적마다 색깔을 정해놓고 손으로 굴리거나 던져서 맞추는 활동을 했습니다. 아가들에게 가장 거부감이 없는 것이 바로 '둥근 공'이기에 공과 함께 친해지는 시간은 손과 눈의 협응력을 신장시킬 뿐 아니라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기에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시각, 만 1세 반 달콤이(만 2세)는 스토리오감 시간에 늠름한 농부로 변신을 했습니다. 친구들과 모형 낫을 활용해 노랗게 익어 고개를 숙인 모형 벼를 수확하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벼가 자라 쌀이 된 후 우리 식탁에 밥으로 나타나는 일련의 과정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농부 아저씨 덕분에 우리가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낀 달콤이와 친구들입니다. 또한 탈 것에 대한 안전 교육의 일환으로 모의 운전 연습과 주차를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운전자의 입장에서 지켜야 할 안전 수칙과 교통 법규에 대해서 배우고 주차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장난감으로도, 역할 놀이로도 알아보면서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상기하리라는 다짐까지 하였습니다.
그리고 달콤이가 가장 좋아하는 '실내 놀이터' 방문도 진행하였습니다. 평소에 놀이터나 키즈 카페를 방문하면 아이스크림 가게 놀이, 마트 놀이 등 주로 물건 사고팔기를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던 달콤이. 요즘에는 관심사가 바뀌었는지 화장대와 싱크대부터 찾습니다. 화장대 거울을 보며 각종 화장 도구들을 가지고 노는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엄마가 화장하는 모습을 평소부터 유심히 보던 성과(?)가 빛을 발하는 순간인지 모르겠습니다. 싱크대는 아무래도 아빠가 설거지하는 모습을 자주 봐왔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그렇게 혼자서도 잘 놀고 친구들과 야무지게 트램펄린도 타면서 멋지고 신나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벌써 9월의 끝자락이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날씨도 제법 선선해지는 것을 보니 올 한 해도 벌써 다 갔구나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느껴집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24년도 이제 100일이 채 남지 않았더군요. 치열했던 여름을 슬기롭게 보낸 만큼 가을 겨울도 오롯이 보낼 방법을 차근차근 생각해봐야 할 듯합니다. 허니와 달콤이의 어린이집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