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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먹는다 고로 존재한다』를 읽고

비만 잡는 법 : 적게 먹고 운동하면 살 빠진다

by 홍윤표

는 살면서 말랐다는 이야기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비만인으로 분류되어 본 역사도 없었죠. 30살이 될 때까지 178cm에 75kg의 체중을 유지했고 좀 많이 먹었다 싶은 날이면 다음날 헬스장에 가서 2~3시간씩 운동을 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늘 축구 중앙동아리에 부지런히 참여하여 축구를 즐겼고 사회에 나와서도 1달에 1번씩 정기적으로 배드민턴 모임에 나갔습니다. 그런데 결혼 이후 35세가 넘어가자마자 체중 관리가 여의치 않았고 연년생 터울의 두 아이를 기르면서 몸 관리를 신경 쓰기 어려워졌습니다. 불규칙한 식습관과 수면 패턴으로 근 3년을 푹 자본 적이 없었고 아이들이 운수 좋게 일찍 잠자리에 드는 날이면 술과 야식을 즐기곤 했죠. 그러다 보니 생전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세 자릿수 체중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현대인의 대표 5대 질병인 '비만'을 저도 갖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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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의사 선생님은 브런치를 통해 알게 된 분입니다. 의사 선생님께선 저를 아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분이 지금까지도 연재하고 계시는 '그대에게 드리렵니다' 시리즈를 종종 읽어보고 있습니다. TV를 볼 새가 없어 미디어 매체로는 접하지 못했지만 평소에 의사 선생님들의 말씀을 무한 신뢰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먹는다 고로 존재한다』는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습니다. 책을 통해서 얻게 되는 것은 크게 2가지입니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정보'와 '
식습관을 비롯한 위인들의 생활이 시사하는 바'가 그것입니다.

동양의 소동파, 세종대왕, 호찌민을 비롯하여 서양의 윈스턴 처칠, 루스벨트, 그레이스 켈리 등 자국의 독립과 부흥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이들에 대한 일화가 재미있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선택 과목을 국사와 세계사를 골랐을 만큼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학생이지만 생업에 휘둘리다 보니 이런 인문학적 소양을 쌓을 기회가 적어졌습니다. 덕분에 학창 시절의 교과서 또는 대학생 시절 '교육철학사' 나 '동서양교육사'를 통해 알게 된 위인들과 조우할 수 있어 유익했습니다. 이렇게 역사적 인물에 대한 개요, 키 포인트를 훑고 나면 그들의 섭생이 마치 눈으로 보는 것 같이 생생하고 재미있게 기술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이라면 치를 떨 수 있는 '가쓰라-태프트 조약'의 원흉, 태프트 대통령이 140kg의 모습을 한 채 제 앞에서 으스대고 있는 듯합니다. 또한 링컨 대통령이 조수를 시켜 남부식 아몬드 케이크를 음미하는 것도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위인들이라고 모든 것이 다 훌륭한 것만은 아니구나.
하긴 세종대왕님께서도 의사가 봤을 때는 관리가 많이 필요하신 인물이었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지긋지긋한 질병인 비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요? 결론은 생각보다 심플하고 간단하며 삼척동자들도 다 알만한 한 문장으로 결론지을 수 있습니다. '적게 먹고 운동하면 된다는 것.' 베트남의 호찌민, 싱가포르의 리콴유의 사례를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들은 결코 '아이고, 배불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배부르게 음식을 먹지 않았습니다. 기름진 음식, 육류를 되도록 피했고 죽, 생선과 같은 고단백 위주의 소화가 잘 되는 음식 위주로 식사했죠. 국가 최고의 지도자가 되었어도 반찬 수가 3가지가 넘는 법이 없었으며, 식사 시간도 규칙적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리콴유의 경우는 90세가 넘는 나이까지 건강한 삶을 영위하며 장수할 수 있었죠. 또한 틈이 날 때마다 두뇌를 쉬지 않고 움직이며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고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여 심신의 긴장을 늦추지 않았던 것도 장수하는 데 한몫했습니다.


'위인들의 삶 속에서 현대인들이 배워야 할 것만 엄선하기에 이 책은 더할 나위 없이 괜찮은데.'

그리하여 저도 지난 10월부터 꾸준히 유산소 운동을 했습니다. 육퇴를 마친 밤이나 아직 모두가 곤히 자고 있는 새벽에 나가서 러닝을 시작했죠. 러닝을 시작한 지 4개월이 된 지금은 그전보다 10kg 이상 감량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평소 10km 러닝도 버거워하였었는데 요령과 자신감이 붙어 얼마 전에는 30km 중장거리 마라톤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n 년째 체육업무를 꾸준히 하고 있고 열정 많은 학생들을 각종 대회에도 참가시킬 만큼 체육에 관심이 많은 교사가 뚱뚱한 몸을 이끌고 다니는 것은 다소 어폐가 있기 때문이죠.

이상훈 작가님은 책에서 소개한 인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오드리 헵번이라 말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바로 그녀가 생전에 실천했던 '나눔'에 깊은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죠. 이상훈 작가님께서 이 책을 쓰신 이유도 결국은 '나눔'을 실천하기 위함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보았습니다. 이 책 하나가 많은 사람들이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젊은 시절부터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에 걸맞추어 저도 어제보다 오늘 더 조금 더 건강하게 먹고 세상에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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