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와 둘째 모두 모유수유를 거의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와이프가 모유수유 때문에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초유만 먹어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조리원 퇴소부터 꾸준히 분유를 먹여왔다. 둘째가 돌이 될 무렵부터 일반식만 고집하기 시작하더니 분유를 아예 먹지 않아도 되어 나는 마지막 분유통을 분리수거함에 넣고 사진을 찍었다. 난 정말 분유통이 우리 집에 항상 있을 줄 알았는데 근 2년 반 만에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물론 아직까지 고락을 같이 하는 빨대 물병과 기저귀가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긴 하나, 분유와의 이별은 뭔가 육아에서 큰 도약이자 극복 같은 느낌이었다. 첫째가 아직 두유를 너무 사랑해서 자기 전에 2팩씩 먹고 자곤 하지만, 1년 전만 해도 자다 말고 5,6팩씩 먹을 정도였으니 이만하면 장족의 발전이라 할 만하다.
걸음마 보조기도 둘째가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자연스레 자취를 감춘 물건이다. 첫째는 11개월부터 걸었는데 둘째는 15개월이 넘을 때까지 걷지 못해서 생각보다 좀 더 오래 함께 시간을 보낸 아이템이다.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동요 멜로디가 귀에 닳고 닳을 정도로 들어서 절로 영어를 흥얼거릴 정도였다. 그런데 막상 작별을 고하게 되니 첫째와 둘째가 열심히 걸음마 연습하던 때가 스쳐 지나가면서 묘한 감정이 들었다.
'시간은 흐르고 아이는 자란다'
사실 유모차라는 커다란 짐이 두 개씩이나 우리 집 앞에 자리 잡고 있긴 하지만 유모차와의 이별은 그렇게까지 아련함이 느껴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첫째, 둘째가 아기상어랑 작별할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마음 한쪽 구석이 휑해진다. 누구보다 지금도 사랑하고 늘 함께하며 하루도 안 보면 큰일이 날 것처럼 좋아하니 말이다. 언젠가 그날이 온다고 하면 그날만큼은 온 가족이 아기상어와 사진을 찍고 보내줄 생각이다.
그리고 이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 우리 아이들이랑 즐거운 시간 함께 보내줘서 고맙다고 말이다. 아직은 이별할 날이 실감이 전. 혀. 안 나지만 말이다. 그전에 어떤 타자가 우리와의 추억을 간직한 채 이별여행을 떠날까. 마음같아선 기저귀 친구였으면 좋겠지만.. 조급해하지 않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