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괴물』을 읽고

우리 모두는 다 이 괴물을 가슴속에 품고 살아

by 홍윤표

마을에 욕심 괴물이 존재한다. 이 욕심 괴물은 유난히 체구가 작아 제 아무리 노력해도 괴물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없다. 그런 욕심 괴물의 마음에 괴물 같은 욕심이 일렁이기 시작했고 그는 즉시 사람들에게 달콤한 유혹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모두가 함께 문제없이 사용하던 호수의 물을 사람들이 탐하기 시작하여 말라붙었고 밤하늘을 수놓던 별들도 사람들의 손에 의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었다. 마을 주변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던 꽃들도, 그 꽃을 즐기며 이야기꽃을 피우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마을을 떠났고 욕심 괴물은 휑한 마을을 바라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어떠냐. 내가 이겼지."

욕심 괴물이 의기양양해하며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자 그제야 사람들은 이 모든 비극이 욕심 괴물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는 복수심에 불타 욕심 괴물을 당장이라도 짓밟아버릴 기세로 달려드는데 이를 막아준 것은 키 작은 꼬마 빌리였다. 모두가 주먹을 불끈 쥐고 괴물을 때려눕혀 버리려 할 때 오직 빌리 만이 다가가 상냥한 목소리로 "안아 줄까?"라고 이야기한다. 생전 처음 듣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 깊은 감명을 받은 욕심 괴물은 자신이 한 일을 뉘우치고 펑펑 울며 용서를 구한다. 그렇게 자신의 잘못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은 욕심 괴물은 다시는 이런 장난을 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마을은 평화를 되찾았다.

전형적인 동화의 흐름이자 권선징악을 모티브로 한 전개는 어찌 보면 스테레오타입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만 읽고 나서 묘하게 울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동화 속 괴물은 무찔러 쓰러뜨려야만 하는 소위 '빌런'에 가까운 스탠스를 취하지만 욕심 괴물은 그와는 성격이 다소 다르기에 그랬을까. 등장부터 철저히 외로웠기에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은 으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가 궁극적으로 욕심을 부린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비교'이다. 남과 자기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기에, 그로부터 무시받았다고 생각했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리고 이는 오늘도 우리 주변에서 숱하게 일어나는 일이고 말이다.

우리는 저마다 욕심 괴물을 품고 살아간다.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에서부터 매슬로우가 제시한 '욕구 위계설'까지.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무언가를 갖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것은 응당 당연한 이치이다. 욕심은 곧 한 인간의 가치를 드높일 수 있는 것이요 지구별 세상 이외에도 관심을 가질 여건을 마련하는 원초적이며 필수적인 감정이다. 그러한 욕심 괴물이 지나치면 항상 평화는 깨지고 분열이 시작된다. 로마 시대에도 그랬고 이조 시대에도 그랬다. 개인적으로 작가가 우리 모두 각자의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욕심 괴물의 속삭임을 스스로 잘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책 속에 듬뿍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키 작은 빌리의 솔직하고 정성 어린 관심 속에 욕심 괴물의 욕심이 공중에서 분해되고 이는 곧 참회와 감사의 눈물로 바뀐다. 요즘 우리 세상도 비슷한 것 같다. 너도 나도 많은 것을 탐하고 원하지만 그것이 진정 자신에게 필요한 지에 대한 되새김은 부족하다. 부와 명예를 좇아 앞만 보고 달리지만 정작 본인이 그것을 슬기롭게 다스릴 수 있는 그릇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이 더욱 필요하다 본다. 그런데 욕심 괴물의 내용에 있고 우리 삶에 갈수록 희미해져 가는 것은 '여유'이다. 실수를 용서할 수 있는 여유, 마을 사람들이 마을을 재건할 수 있게 기다리는 여유 같은 것 말이다.

과한 욕심은 언제나 화를 부르고 비교와 시기는 우리 삶을 좀먹는 괴물이다. 그런 괴물은 아까도 말했듯이 우리 가슴 깊은 곳에서 똬리를 틀고 있다. 욕심 없는 삶을 살라 하지만 솔직히 우리 대부분 그런 초월적인 존재가 되지 못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욕심 괴물과 함께 슬기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키 작은 빌리는 누구보다 크고 담대한 지혜로 욕심 괴물을 품어주었고 그 덕에 마을 사람들은 예전의 행복을 되찾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본인은 물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마음속 욕심 괴물과 공존하는 법을 나름의 환경과 정서에 맞게 갖추는 연습을 오늘부터 하기를 권한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