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함께 해 더 즐거웠던 날
지난 1월 3일, 전국교사작가협회 '책쓰샘' 제4회 정기총회가 과천 비상교육 본사에서 열렸습니다. 저는 신입 기수인 4기 회원 자격인으로서 앞으로 책을 쓰는 선생님들 사이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기로 결심하고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3기 선배로서 활약하고 있는 대학 동기와 1급 정교사 자격 연수 때 같은 그룹에서 겨울방학 내내 고생했던 선생님, 그리고 이미 SNS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던 유치원 선생님까지. 실제로 만나기 어려웠던 분들을 한마음 한 뜻으로 오랜만에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책 이야기를 어느 모임 가서도 좀처럼 하기 쉽지 않은데 아무렇지 않게 관심 있는 책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허용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2024년 12월에 육아에세이 『전지적 아빠 육아 시점』을 출간했습니다만 이렇다 할 이슈도 되지 않았고 지금 다시 막상 책을 살펴보면 큰 인사이트나 육아정보가 들어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자평합니다. 책을 읽는 독자에게 정보 전달, 사회적 상호작용, 감동과 같은 것들을 제공하기에는 다소 글이 어리숙했고 나름의 교정, 교열 과정을 거쳤습니다만 꼭지마다 연결이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도 많았고요. 그래서 이번 모임을 통해 선생님들은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책을 쓰시는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선생님까지 계시다 보니 학교급별 또는 과목별 워크북은 어떤 식으로 구상하시는지, 에세이부터 비문학까지 어떤 분야에 좀 더 능력을 갖추고 출간을 기획하시는지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저는 원래 가족들을 두고 저 혼자만 행사에 참석한 뒤 얼른 집으로 돌아오려 했었습니다. 그런데 행사 관련 톡방에서 '책쓰담'이라는 작은 커뮤니티가 생겼고 아이들 공동 육아방을 기획 중이니 아이가 있는 학생들을 데려오라시라고 하더군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1시간씩 선생님들이 코너를 마련해서 배움과 재미가 함께 공존하는 시간을 마련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그곳에서 준비해 주신 간식과 미리 싸간 도시락을 먹으면서 따뜻하게 머무를 수 있었고 유치원,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코딩, 교실놀이, 책 읽어주기, 미술 등의 명강의를 들으면서 식견을 높일 수 있었죠. 덤으로 초등 입학 관련 워크북, 동화도 한아름 갖고 올 수도 있었고요.
저는 오후 2시 20분부터 3시까지 40분간 '유, 초등체육'을 맡아서 지도했습니다. 집에서 마치 공개수업 구상하듯이 '도입 - 활동 1,2,3 - 마무리'의 3단계의 체계로 프로그램을 꾸몄고 집에서 볼풀 공, 장난감, 탱탱볼 등을 잘 싸가지고 활동에 투입했습니다. 4살부터 11살까지 나이차가 제법 나서 결국 피하기형 경쟁의 룰을 도입한 체육을 구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만 아이들은 정말 재미있게 활동에 참여해 주었습니다. 여담으로 한 학생은 집에 가는 길에 '아까 그 체육 선생님은 선생님이 아니고 개그맨 아니냐?'라고 물어봤다는군요. 뭐 외모는 어느 개그맨 못지않습니다만... 그런 극찬을 듣고 나니 제가 그래도 한 사람 몫은 제대로 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하.
오늘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출판사 관계자와 미팅'이었습니다. 좀처럼 오프라인으로 만나 뵙기 어려운 출판사 관계자에게 직접 출간기획서를 제출하고 어필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죠. 저도 나름대로 자녀교육과 동화 관련된 출간기획서를 마련해 놓았습니다만 과감히 포기하고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욕심을 내어 어필하는 시간을 가졌을 수도 있었겠습니다만 솔직히 출간기획서와 준비한 초고 등이 조잡하기 그지없었거든요. 이 귀중한 공간에서 여러 가지를 보고 배우며 내실을 우선 다진 다음에 좀 더 준비가 되었을 때 어필해 볼 생각입니다. 기회가 또 있겠죠. 없으면 또 나름대로 찾으면 되고요. 그렇게 아이들은 저녁까지 신나게 논 뒤 저녁도 야무지게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서 기절(?)했다는 후문입니다. 덕분에 엄마, 아빠도 일찍 잘 수 있어 좋았네요.
두 자식 상팔자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