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의 깜짝 우승

수학 머리는 제발 엄마 닮으렴 ^^

by 홍윤표

저는 어렸을 때부터 참 수학을 힘들어했습니다. 수와 연산과 관련된 문제를 풀거나 덧셈, 뺄셈 과정에서 실수를 하는 과정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시절, 여러 교내대회 중에서 수학, 과학 관련대회는 쳐다보지도 않았죠. 그나마 백일장이나 독후감 쓰기 대회 같은 것에만 간간이 참여했던 그야말로 뼛속까지 문과인 사람입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도 삼각함수, 수열, 확률 같은 분야에서 문제 이해부터 상당히 애를 많이 먹었던 지라 우리 아이들은 아빠의 수학 머리를 닮지 않기를 지금부터 바라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와이프는 수학의 단칼 같은 정의와 공식이 매력적이라고 합니다. 특히 미분보다 적분이 더 아름답더라 표현하기까지 하고 단 2~3줄로 문제 풀이를 요약했을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하네요. 이토록 다르고 달라서 제가 아내 옆에 남편으로 존재할 수 있지 않을 까만서도 말입니다. 아무튼 저희 첫째가 유치원에서 수학 올림피아드 대회를 참여했습니다. 골든벨 형식으로 문제를 풀어 최후의 1인이 되는 사람이 우승하는 형식이었는데요. 지난 대회에서도 참가하는 데 의의를 두고 최선을 다했으면 그것으로 대단한 거다라고 칭찬해 주었습니다만 이번에는 당당하게 상도 타왔네요.

유치원에서 진행하는 학부모 연수 때도 원장님께서 꾸준히 강조하셨던 부분이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 만들기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하반기 이후부터 수학 박물관 견학, 올림피아드 등의 행사가 추가된 점이 도드라진 부분이기도 하고요. 인생이 길기 때문에 어찌 될지 알 수 없지만 우리 첫째는 아빠보다는 엄마의 머리를 닮아 수학에 강한 면모를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솔직한 바람은 수학만큼은 첫째나 둘째나 아빠 머리 안 닮았으면 싶네요. 냉정하게 얘기하자면 우리나라 입시에서 국어 잘하는 것보다 수학 잘하는 게 경쟁력이 훨씬 크기 때문이죠.

올림피아드 우수상을 타온 첫째를 누구보다 멋지다고 칭찬해 주었습니다. 비단 1등을 했다는 사실만을 칭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내심 7살밖에 안 된 아이가 요즘 배움의 즐거움에 흠뻑 빠져있는 모습이 굉장히 멋지고 매력적으로 다가왔거든요. 교단에 있는 사람으로서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많은 것에 호기심을 갖고 접근해 흥미와 관심이 있는 분야를 찾는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아나운서이자 스포츠 해설, 교수로 활동하는 박재민 씨의 저서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다 보니』의 제목만큼이나 아이들의 탐구와 사고력을 증진하는 데 평온한 조력자의 역할을 하는 데 나름의 노력을 아끼지 않으려 합니다.


두 자식을 키우는 아빠의 삶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