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교과씨:생물 다양성으로 수다 떨다』를 읽고

생태계는 인간의 불편함을 기준으로 움직이지 않아

by 홍윤표

"오, 형부. 형부가 읽는 책 보니까 저희 대학원 편입생이셨던 언니께서 쓰신 책이네요"


책을 보더니 대뜸 처제가 DM을 보내왔다. 살펴보니 작가가 처제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대학교에서 편입생 신분일 때 알고 지냈던 사이라고 했다. 대학원 졸업 이후 일반 직장을 다니다 생물교육에 관심이 많아 사범대를 다시 들어가 공부했고 지금은 경기도의 한 중고등학교 생물 선생님이시라는 것이다. 대학교 교생실습 기간에 함께 학생들을 셔틀 했던 추억이 새록새록하다는 말에 뭔가 일면식은 없지만 친근감 있게 책을 대할 수 있어 흥미로운 순간이었다. 머리말을 읽자마자 과학적 지식을 친근하고 다정한 말투로 알기 쉽게 풀어내는 모습에서 이 분에 대한 이미지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박학다식하면서 친절한 과학선생님 같은 느낌이랄까?

책은 주제에 대한 서두 그리고 그와 관련된 단어 설명, 지식 확장, 그리고 토의 및 토론의 총 4단계의 큰 틀을 바탕으로 생물 다양성과 관련된 다양한 과학적 지식과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들었던 가장 큰 생각은 인간은 과연 지구별 손님으로서 제대로 된 권리와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수백 년 간 지구에 대멸종이 있었지만 그 정도와 기간은 상당히 오래되었던 것에 반해 인류가 자리 잡은 이후로 환경오염, 기후 변화 등으로 멸종 위기 심화의 정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고 한다. 작가는 저서에서 이러한 부작용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가치관은 바로 생물 다양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이며 이를 전제로 슬기롭게 대처한다면 인류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음을 역설한다.

주제별로 생물 다양성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다 보면 저절로 지식이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지식 확장'에서 생물 다양성을 이해하고 세계 여러 곳에서 이러한 성질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안내를 통해 독자의 과학적 지식 습득에 도움을 준다. 그중에서도 '생태계 서비스'라는 표현이 개인적으로 와닿았는데 이를테면 자연이 우리에게 공짜로 제공하는 이로움들 같은 것이다. 우리가 깨끗한 산소를 그리고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것들은 그저 자연이 흘러가는 대로 있어 줬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것들이다. 인간의 욕심이 개입으로 '람사르 협약'같은 것들을 통해 생태계를 보전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논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책을 읽어 나갈수록 생태계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게 되었다.

토의 및 토론 파트에서는 교사로서 학생들과 효율성과 도덕성을 잣대로 하여 토의 및 토론을 적용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토의를 통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더 나은 아이디어가 있는지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그렇게 생성된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실생활에서 의미 있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한 뒤 피드백하는 일련의 절차가 떠올랐다. 또한 '유전자 변형 작물(GMO) 종자는 시드 볼트에 포함해서 관리해야 할지 말지에 대한 토론을 통해 학생들에게 이상과 현실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직접 발표하게 한다면 상호 보완적인 의견을 조합하는 과정에서 가장 적합한 해답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이를 교실에서 친구들 뿐만 아니라 '가족 일기', '가족 신문 만들기'의 한 꼭지로 다루어 가정에서도 연계 학습을 해보면 유익하겠다는 생각과 함께.

글 속에서 가장 의미 있게 다가온 한 구절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생태계는 인간의 불편함을 기준으로 움직이지 않아.'였다. 사자에게 잡아먹히는 소가 불쌍하다는 이유로 사자를 모두 포획한다면 소를 소비해 주는 사이클이 무너져 생태계의 평형은 완전히 무너질 것이다. 모기가 전염병을 가져온다는 이유로 멸종한다면 당장은 말라리아로 죽는 인구가 줄어들지 모르지만 또 다른 질병이 창궐하여 이를 연구할 표본인 모기가 없어 오히려 대재앙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한다. 인간은 잠시 지구별에 머물러 지구를 감사하게 활용하다 떠나는 나그네이다. 무분별한 욕심을 갖다 붙여쓰기 전에 이 책을 읽고 '생물 다양성'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한 뒤 이를 바탕으로 좀 더 균형적인 사고와 생활 방식을 접목해 자연과 인류의 슬기로운 공생이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