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왜 가장 가깝고 소중한 사람에게 그럴까.
'거짓말'은 우리 삶 속에서 무수히 많이 마주치는 소재이다. '피노키오', '양치기 소년' 등의 동화에서부터 각종 드라마나 예능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아 좀 더 무겁고 어두운 사회의 이면까지도 되짚어보게 한다. 그리고 그 스펙트럼이 커지면 강력 범죄 또는 국가 간의 전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나의 첫 번째 거짓말』은 미시적이냐 거시적이냐 둘 중 하나를 굳이 고르라면 전자에 가까운 에피소드를 다룬 청소년 소설집이다. 작가들은 때로는 아이의 시선에서, 한편으로는 청소년과 성인의 입장에서 작품을 전개하며 하나의 공통적인 주제를 건넨다. 그것은 바로 '우리는 늘 가장 가깝고 소중한 사람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다.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듣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 말인 즉슨 나의 말을 들어줄 누군가가 반드시 나에게 존재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화자는 늘 내 말을 들어주는 '너'에게 좋은 말을 해야 할지, 아닌 것을 맞다고 해야 할지에 대한 순간적인 판단과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한다. 친구들의 기분을 맞추다 보니 늘 거짓말이 습관이 된 주인공의 모습. 아무렇지 않은 데 아무렇지 않은 척 있는 힘껏 연기를 하는 어린이의 모습은 각자의 삶에서 한 번 쯤은 있었던 순간일테다. 그런 갈등과 고뇌 속에서 그래도 결국 작가들이 하고 싶은 말들은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것.
소설마다 등장하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하나같이 내적인 평화다. 현실이 어떻든 간에 일단 내가 듣고 싶은 말과 상대가 원하는 말을 주고받으며 일단 그 상황을 모면하고 시간을 벌어보는 것이다. 거짓말은 상대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니까. 그런 거짓말의 결론은 늘 희극보다는 비극이었다. 이름, 출신, 심지어 살고 있는 집까지 바꿔가며 거짓말을 하다보니 내가 도대체 누구인지도 모르는 지경에 이르기도 하고, 살얼음판 같은 가정사에서의 한 줄기 희망도 걷어차버리는 비극적인 결말까지 낳게 된다. 단 한번도 등장인물 간의 물리적 폭력은 없이 오직 말에서 말로만 빚어내는 비극.
한 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아이스 브레이킹 수단으로 꾸준히 활용되는 MBTI. '너 T야?'라는 신조어를 필두로 엄청난 밈 문화가 생겼고 이는 여전히 우리 삶에 유효하다. '아프면 약 먹고 배고프면 밥먹어. 그딴 걸로 일일이 X톡 하지마'라는 노래 가사에 대한 왈가왈부를 포함, 지금도 T인지 F인지에 대한 모범 답안이 SNS에 돌아다닐 정도니 말이다. 『나의 첫번째 거짓말』은 T냐 F냐의 논쟁에 결국은 거짓말은 거짓말이라는 답안을 저마다의 에피소드에 숨겨 놓았다. 그와 동시에 독자들로부터 '현실 도피' 가 아닌 '현실 직시'할 것을 담담하게 응원하고 있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쓴다는 것도 책을 읽고 나서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려는 행위이기에 되도록 조심스럽게 접근하게 된다. 자칫하면 작가의 의도와 전혀 다른 그릇된 정보와 감정을 전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오늘도 나름의 정성을 기울여 책을 읽었고 생각을 정리해 활자로 옮겼다.『나의 첫 번째 거짓말』을 살펴보는 독자라면 오늘 하루만큼은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한 글자, 한 마디를 하기 전에 무엇이 더 옳은 것인지를 한 번 더 살펴보았으면 한다. 특히 내가 제일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는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