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10대 답하는 논어 』를 읽고

결국엔 고전이야.

by 홍윤표

AI시대가 거듭될수록 이와 관련된 콘텐츠와 저서가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고 있다. 평소에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에서도 100회 특집으로 'AI 시대에 걸맞은 현명한 투자'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고 서점의 경제, 경영 코너, 인문과학 코너에도 AI 관련 도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병행한 이른바 'DIGILOG' 세대로서 나름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난 여전히 E-book보다는 종이책을, 이메일보다 손 편지가 더 좋은 사람이었고 좀처럼 트렌드를 좇지 못한다. 반면에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문명을 접한 요즘 10대들은 스마트 기기를 다루는 데 있어서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저리 가라다. 휙휙 날아다니는 창을 기가 막히게 제어하고 원하는 바를 척척 찾아낸다. 그런데 막상 무엇을 보고 느꼈느냐는 질문에는 원하는 답을 선뜻 내놓지 못할 때가 많다. 그렇다면 이른바 여과 장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인데 그 필터는 바로 '고전'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다.

『답답한 10대, 답하는 논어』는 바로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고민거리를 '논어' 속 현인들의 메시지를 통해 보듬어 주는 따뜻한 지침서이다. 학교 현장에 있다 보니 수많은 학생을 마주치는 데 10년 전 청소년과 요즘 청소년은 또 다르다. 양극화 성향도 예년보다 좀 더 두드러진 느낌이고 기성 시대로부터 중시되었던 것과 청소년들이 갈구하는 바의 온도차도 갈수록 커지는 느낌이다. 이는 비단 세대차로만 귀결되지 않고 같은 교실에서 함께 지내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발생하다 보니 그로 인해 일어나는 부작용도 많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현상은 그 형태는 다를지라도 비슷한 결로 수천 년 전에도 일어났고 현자들은 이러한 세태를 올바르게 다스리기 위한 시도를 했다는 것이다. 그래 결국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한 법이다.

저서에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논어』에서 나누었던 이야기와 핵심 문장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10대가 갖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있다. '기소불욕, 물시어인',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아'와 같이 도덕이나 윤리 과목에서 대표적으로 살필 수 있는 문장에서부터 '삼익우', '불치하문'과 같은 사자성어 책에서 접했던 덕목도 파악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내 마음의 풍금을 울렸던 문장은 '언필신 행필과'였다. 말에는 반드시 신뢰가 있어야 하고 행동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10대들에게 있어 가장 가까우며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은 바로 '친구'다. 친구들 사이에 거짓이 난무하고 '아님 말고' 식의 언행이 계속된다면 얼마나 허무하고 외로운 학교 생활일 것인가.

얼마 전 『부의 인문학』이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작가의 의미심장한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돈을 벌고 싶다면서 왜 도대체 이름도 성도 모르는 존재의 전화 한 통화로 수백, 수천만 원을 투자하냐는 것이다. 평생을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박사학위까지 따 가며 공부하고 회사를 경영해 가면서 산전수전 다 겪어본 석학들의 가르침은 무시한 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논어』도 마찬가지다. 공자 역시도 수많은 사람들과의 부침 속에서 올바른 인간으로의 길을 수없이 연구했고 그 속에서 피어난 에피소드를 묶어 집대성한 것이 『논어』다. 그리고 그것을 현대적인 감각을 바탕으로, 특히 교사로서 많은 학생들을 만나며 그 속에서 만난 그들의 애환을 어루만지며 보고 느낀 것을 3명의 글솜씨를 버무려 만든 책이 바로 『답답한 10대, 답하는 논어』이다.


시대가 변해도 결국은 고전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우리의 오늘도 언젠가 먼 미래에는 또 하나의 옛날이 될 것이며, 지구상에 인간이 계속 존재하는 한 이러한 과정은 필수 불가결한 일이다. 오늘의 청소년이 자라서 그들의 아이들이 슬기롭고 지혜로운 존재가 되길 바란다면, 그리고 피할 수 없는 AI 시대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발달을 원한다면 절대 고전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는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청소년들이 성숙한 의식을 마련하는 데 좋은 발판으로 삼아 한 번뿐인 인생 멋지고 당차게 걸어 나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