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 마음에 어울리는 말』을 읽고

마음 일기로 재미있게 배우는 감정 어휘 지침서

by 홍윤표

『오늘 내 마음에 어울리는 말』은 주인공 송다연 학생과 김주호 학생의 일기를 바탕으로 하루 동안 보고 느낀 것들을 올바르고 슬기롭게 표현하는 법을 알려준다. 독자는 주인공이 쓴 일기를 찬찬히 읽으면서 그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알게 되고 자연스레 그들의 감정에 공감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예를 들어, 성민이의 장난에 되려 혼이 난 주호를 다연이가 어루만져 주는 에피소드는 '억울하다'라는 단어의 쓰임을 알려주기도 하고 주호의 억울한 마음에 읽는 이가 공감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책은 그냥 단순 어휘서가 아니라 아이들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지도하는 임민영 작가의 세심함과 다정함이 묻어있는 응원서(?)이다.

이 책은 에피소드를 통해 알게 된 단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짚고 그 단어가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데 용이하다. 그리고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감정 어휘, 이른바 유사 어휘를 챕터별로 소개하는 데 이는 읽는 이들의 사고를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매력적인 특징 중 하나는 알게 된 감정을 생각하고 쓰고 그려보면서 자신만의 단어로 내면화하는 활동이다. 왜냐하면 문해력 상승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단어 하나를 사용하면서도 친구끼리 서로 이해하고 마음을 감싸 안아주는 마음가짐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일기 형식의 글이 독자들에게 주는 또 다른 정보는 '어떻게 하면 일기를 제대로 쓸 수 있을까?'이다. 생각보다 일기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고민인 친구들이 많기 때문이다. 일기는 그날 있었던 일을 천편일률적으로 나열하는 것보다 핵심 사건에 대해 '사실'과 '의견'을 구별하여 쓰는 것이 더 좋다. 이는 읽는 사람에게 정보 전달과 흥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전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일기라는 다소 친숙한 형식을 빌어 핵심 감정 어휘에 대해 소개하고 아울러 일기 쓰기의 형식까지 짚어준다는 데에서 작가의 세심함이 돋보인다.

"지난 주말 어떻게 보냈어요?"라고 물어보면 학생들의 대답은 "좋았다." 아님 "재미없었다."가 절반을 넘는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까지 물어보면 구체적이고 자세한 답변을 듣기가 해를 거듭할수록 어려워진다는 것을 느낀다. 내가 보고 느낀 것을 올바른 어휘와 표현을 빌어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은 이른바 '메타인지'능력 향상에 대단히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해본다. 온전히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고, 찰나의 순간에 나만이 느꼈던 감정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어야 그야말로 진정한 '나'로 거듭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 학생들 매일 학교에서 수업 듣고 그것이 끝나면 방과후 학교나 돌봄 또는 늘봄 아니면 학원 등으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물며 유치원생인 우리 아이들도 맞벌이 부모를 만나 누구보다 먼저 유치원에 등원하고 수영 강습, 피아노 레슨 등을 하면서 예년보다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이 책에서 등장하는 '행복하다', '편안하다'의 참된 의미가 진심으로 학생들의 하루를 어루만져줄 수 있는 어휘로써 기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읽다 보면 새로운 감정 어휘들을 더 자연스럽게 알게 되듯, 겪어 보며 세상 속 어휘를 체득하는 너희들이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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