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서 빚어낸 우진이와 박뽕남 할머니의 사랑의 카운슬링
초등학교에서 3, 4학년 생존수영 담당 업무를 10년 넘게 해오고 있다. 2014년에 있었던 안타까운 해양 재난사고 이후로 학교 현장에서 생존 수영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고 이를 위해 3, 4학년 학생들은 연 1회 수영교육을 이론과 실제 수업을 병행하여 12차시 이상 실시해야 한다. 주인공 우진이도 초등학교 중학년이기에 학교에서 생존수영교육을 받게 되었고 박뽕남 할머니는 아쿠아로빅에 흠뻑 빠져 수영장을 자주 들락날락거리셨다. 가만있자... 그런데 찬찬히 살펴보니 이것은 생존 수영과 관련된 이야기라기보다는 수영장에서 빚어낸 사랑의 전령사들의 이야기에 가까웠다. 사랑 이야기라면 못 참지.
박뽕남 할머니는 오재룡 할아버지와 좀 더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에 수영장을 자주 방문하셨고 내친김에 '생존 수영 도우미 모집'에도 자원하여 더 자주 오재룡 할아버지와 만나고 싶어 했다. 같은 시각 우진이는 새롬이에게 좀 더 의젓하고 씩씩한 남학우의 모습을 보여주어 새롬이의 환심을 사길 원했다. 둘은 속마음을 꽁꽁 숨긴다고 숨겼지만 이내 서로에게 들통이 났고 그 둘은 각자의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해 일종의 전우애(?)를 불태웠다. 서로의 로맨스를 응원하며 진심으로 각자의 짝사랑에 결실을 맺어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책 밖으로 넘쳐흐르는 것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렇지만 우진이도, 박뽕남 할머니도 예상치 못한 전개로 오히려 좋아하는 마음보다 서운한 마음이 더 크게 자리 잡았다. 하지만 둘은 꾸준히 밥상머리에서도, 수영장 앞에서도 수시로 전략회의(?)를 거쳐 작전을 수행했고 서로의 진심은 결국 통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하여 박뽕남 할머니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오재룡 할아버지와 '생존 수영 도우미'에 동시 합격이라는 저력을 뽐냈다. 그리고 은근히 새롬이의 수영 후 주변 정리를 도와주며 넌지시 우진이의 매력을 어필하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수영장에서 수영을 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물에 들어가기 전과 후가 가장 춥게 느껴진다는 것을. 그렇지만 박뽕남 할머니와 우진이의 사랑의 불길로 인해 글을 읽는 내내 후끈한 분위기가 가실 줄을 몰랐다. 글은 둘의 사랑의 메신저로서의 역할이 주를 이루지만 그 속에서 '생존 수영'이 갖는 의의와 중요성에 대한 언급은 놓치지 않았다. 작가는 생존 수영의 핵심은 물에 뜨는 것이며, 스스로 떠서 생존하는 방법과 더불어 물에 떠 있기 좋은 사물에 대한 정보도 제시하여 '정보 전달'과 '재미'라는 두 가지 요소를 동시에 충족했다.
시리즈 물로 기획된 이 저서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우진이와 박뽕남 할머니 사이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통해 독자들에게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킴은 물론 알아두면 좋은 상식까지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려 깊은 마음씨로 서로에 대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 둘의 케미가 앞으로 또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가 된다. 물론 박뽕남 할머니와 우진이는 어떠한 고민이나 위기가 닥쳐도 슬기롭고 지혜롭게 이겨낼 것이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는 학생들이 생존 수영에 대해 몰랐던 상식을 한 번 더 되짚어보고 더 나아가 말 못 할 고민이 있거든 선생님이나 가족, 이웃들의 도움을 받아 어려움을 이겨내는 존재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