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것은 지나간대로, 우리는 이번에 찾아서 잘 즐겼음
1. 사이판 유일의 공립도서관 - 조텐 키우 도서관
사이판 월드리조트 건너편에 '조텐 마트'가 있고요 그 옆에 마치 도서관이라고 얘기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마치 중소기업 공장과도 같은) 느낌의 건물이 있습니다. 그곳은 사이판 유일의 공립도서관인 '조텐 키유 도서관'입니다. 저는 이른 아침 일찍 일어나 가족들이 아직 자고 있을 때 시내 구경이라도 해보자는 느낌으로 나와 알아낸 사실인데요.
사이판에서 한 달 살기를 하셨던 브런치 작가 '@최민정'님은 한국에서 아이들이 구매해 읽었던 중고 서적을 기증하여 다소 초라한 한국 서가를 반짝이는 일을 해주셨습니다. 또한 '칼럼니스트 박혜정' 님의 글에서 무료 영화 상영 & 팝콘 증정 행사가 조텐키유 도서관에서 있었다는 내용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도서관 앞에 북트럭으로 예상되는 차까지 있는 것을 보니 지역 학교에 행사차
북트럭이 방문하지 않을까라는 조심스러운 추측도 해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2. 월드리조트 내 도서관 '오아시스 '운영 중단
실은 월드리조트 내에도 도서관이 존재했었습니다. '오아시스'라는 이름의 카페형 독서 공간인데요. 오아시스를 드나드는 출입문이 열려 있어 안을 살펴보니 우리나라의 여느 카페와 비교해도 인프라가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입지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연령대 별로 추천 도서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고 책을 읽기 알맞게 책상과 의자도 안락하게 배치가 되어있었죠. 카페 구석진 곳에는 보드게임을 대여해서 가지고 놀 수 있는 공간도 있었으며 찾아보니 과거에는 생일 축하에도 제격인 홀케이크를 수제로 제작해서 판매했었다고 하는군요. 불과 2023,4년까지만 해도 운영을 했다가 종료된 것을 보니 사업적인 측면에서 이문이 많이 남지 않았던 듯합니다. 추후에는 제대로 운영이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3. 원주민 전통 댄스 쇼 그리고 고객 만족도 서베이
월드리조트 3일 차 마지막 저녁 식사 후 주말을 맞아 사이판 전통 댄스 쇼가 열렸습니다. 원주민 복장을 입은 남녀 무용수들과 악기 연주자가 함께 등장해 신명 나고 흥겨운 댄스 쇼를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그중 한 원주민이 영어로 'HAKA'를 선보이겠다며 한국인 관광객과 함께 혀를 내밀고 큰 소리로 소리를 내는 장면을 보고 문득 의문이 들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HAKA'는 사이판이 아닌 다른 나라의 전통 춤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찾아보니 'HAKA'는 사이판이 아닌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의 전통춤이었습니다. 뭐 그런 것을 구분 짓는 것이 대단한 의미는 아니었겠습니다만 문득 제가 생각했던 것을 다시금 정리 정돈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그리고 체크아웃하는 날 고객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호텔 들어가는 날부터 눈에 들어왔던 것을 적었습니다.
"프런트의 각 나라의 현지 시각을 알려주는 시계 중 대한민국만 잘못되어 있습니다. 고쳐주세요."
눈에 띄지 않았으면 모르겠습니다만 한 번 눈에 들어오고 나니 계속 그 시계가 안 맞는 게 신경이 쓰이더군요. 아무래도 한국 시각이었으니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4. 동서울터미널 아닙니다. 사이판 공항입니다.
대한민국-사이판 직항 노선 중 돌아가는 비행기 편은 왜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새벽 그것도 3~4시에 한정되어 편성되어 있습니다. 운행하는 비행기도 항공사별로 딱 1개이고요. 도대체 왜 그럴까라고 생각하며 공항에 와보니 대충 이해가 갔습니다. 우리나라의 버스터미널정도 규모의 건물이 공항이었거든요. 대략 밤 12시에 도착해서 탑승 수속하고 대기 장소까지 이동하는데 채 20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탑승객 전원이 한국인인 것도 말할 것도 없었고요. 다행히도 늦은 밤이었기에 우리 아가들은 긴 의자에 다소 불편한 상태에서 잠을 청할 수 있었고 시간이 붕 뜬 저는 또 특유의 호기심이 발동하여 공항 이곳저곳을 기웃거려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게 웬걸. 공항 시설 내에 AED가 보관함만 있을 뿐 단 1개도 제대로 구비가 되어 있지 않더군요. 안전 점검 시찰이 나오면 바로 지적 대상이겠구나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가슴을 한번 쓰윽 쓰다듬고 대기실로 돌아왔습니다.
5. 우리 아이들은 물이랑 친해졌다.
다른 것보다도 7살 아들, 5살 딸이 물에 대한 공포보다는 그것이 주는 고마움과 즐거움에 집중할 수 있어 이번 여행이 꽤 의미 있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이들은 무료로 제공되는 패들 보트, 스노클링, 구명조끼 등을 마음껏 누리면서 마치 놀이터에서 놀 듯이 수영도 하고 보트도 탔습니다. 물놀이에 대한 경험치를 쌓을 수 있는 것. 저는 그게 하나의 경험이자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우리 아이들에게 억만금을 물려줄 수는 없었더라도 이런 '경험 유산'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하여 동 나이대 아이들보다 수영과 수상활동에 대한 제약을 해소해 줄 수 있지 않았나라고 조심스레 자평을 해봅니다. 다음에 또 어디를 여행 갈지 모르겠지만 그 때도 이와 같은 발달 경험이 있지 않을까요?여행은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3일 동안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았지만 사이판 이곳저곳을 보고 느낀 점들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보다는 여행 후기에 가까운 글이었지만 즐거웠던 기억이 휘발되는 것이 다소 아쉬워 이렇게 남겨봅니다.
다음 여행이 언제 어디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때 뵙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