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말이라 진도는 이미 다 나갔는데 교과 수업은 계속되어야만 한다. 이맘때쯤이면 보통 진도 끝난 기념으로 영화를 보는데 이상하게 올해 6학년 친구들은 영화를 싫어한다. 차라리 퀴즈를 하거나 게임을 하고 싶다 해서 알겠다고 해놓고 뭘 하면 재미있어할지 고민했다.
틈만 나면 나한테 아재개그 문제를 내는 아이들이니까 이전엔 내가 문제를 내 볼까?
아재 개그 콘텐츠는 이미 그 양이 차고 넘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가짓수로 치면 우리나라 카페 수에 비견될 정도로 많다. 자, 그럼 이 아재개그 콘텐츠를 어떤 형식을 빌어 아이들과 즐겨볼까. 때마침 학년 연구실에 비치된 태블릿 PC 보관함이 눈에 들어왔다.
' 그래, 바로 저거다.'
지긋지긋한 코로나19가 그나마 선사한 위안거리는 학교 현장에 태블릿 PC가 넉넉하게 제공되었다는 점이다. 그 이후로 에듀테크의 장이 활성화되고 학교 일선의 여러 전문가들 덕분에 교육용으로 태블릿 PC를 활용하기 수월해졌다. 나도 살짝 그들의 스마트함을 빌어실시간 퀴즈 배틀을 진행해 보기로 했다.
온라인 퀴즈 플랫폼은 초등 교육시장에 많이 나와있다. 그중에서 내가 제일 선호하는 사이트는 '카훗'이다. 회원가입, 14세 미만 필수 인증 등의 부수적인 절차가 필요 없고 학생들이 핀 번호만 입력하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트워크나 디자인도 좀 더 선명하고 뚜렷하여 가시적인 효과가 분명한 것도 한몫한다. 무엇보다 실시간 순위 공개를 통한 치열한 순위권 쟁탈이 가능하다는 게 제일 큰 장점인 것 같다.
수업시간에 잔소리 하나 없이, 지루해하는 학생 하나 없이 오래간만에 모처럼 활기찬 수업이었던 것 같다. 그래 진도 다 나갔으니 이런 날도 있어야지. 너희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