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에세이 챌린지] 39. 아무튼 우승

핸드볼 3경기 뛰고 대회 남, 여 동반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가지다

by 홍윤표

지난 주말, 2023 서울특별시 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 핸드볼 대회에 지도학생들을 데리고 참가했다. 1학기 내내 아침마다 학교스포츠클럽을 지도하고 있는데 그중에 8할은 플라잉디스크에 힘을 쏟았다. 준비기간이 1달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보다는 다치지 않고 즐겁게 대회에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특히 여학생은 플라잉디스크 대회에서 4전 전패의 아픔이 있어 1승이 주는 승리의 기쁨을 맛보게 해주고 싶었다.

학교스포츠클럽 핸드볼 대회 현장

이번 대회는 핸드볼 전문 선수를 양성하는 기관으로 서울시에서 아주 유명한 고대사대부고 체육관에서 열렸다. SK 최태원 회장의 관심과 기대가 많은 곳으로 경기장 곳곳에서 회장님이 기부한 핸드볼 장비들이 눈에 들어왔다. 비인기종목임에도 미래의 핸드볼 꿈나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실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엿보인다. 그 일환에서였을까. 이번 대회 학생들은 모두 대한핸드볼협회의 협찬을 받아 대표팀 유니폼을 기증받아 경기에 임했다. 확실히 팀 조끼를 입고 대회에 출전하는 것에 비해 학생들의 대회에 임하는 태도와 눈빛이 달랐다. 그래서 그런지 경기 전 워밍업 때부터 학생들은 큰 목소리로 파이팅 했다.

여자부 핸드볼 대회 결승

선수들에게 항상 시합에 뛰기 전에 강조하는 몇 가지 사항이 있다.


1. 실수하더라도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할 것.

2. 스포츠에서 봐주는 것은 없으니 경기 과정에서 최선을 다할 것.

3. 절대 폭언, 욕설을 하지 말고 심판의 판정을 존중할 것.

4. 경기 종료 후 페어플레이를 위해 고생한 상대 팀 선수와 감독에게 경의를 표할 것.


이러한 사항은 사실 학생들도 머릿속으로 이해하고 교실에서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배운 내용들이지만 학생들이 체득하고 꾸준히 실천할 기회가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스포츠클럽대회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고 대회를 준비하고 참가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위의 사항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깨닫게 된다. 더 나아가서는 꾸준히 스포츠를 사랑하고 생활 속에서 일반화할 수 있는 교두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그래서 주말 오전에 따로 시간을 내는 이 과정이 전혀 지겹거나 따분하지 않다. 교사로서도 배우고 경험 속에서 주는 지혜와 교훈들이 많기 때문이다.

여학생 핸드볼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

간단한 선수 등록 및 안내를 마치고 시합 순서를 살펴보았다. 남학생은 총 3팀, 여학생은 총 2팀이 나왔다. 여학생에게는 상당한 호재였다. 1 경기만 이겨도 우승이며 만약 지더라도 준우승이었기 때문이다. 각 팀의 주장이 나와 가위바위보를 통해 선공을 정한 후 전반 10분, 후반 10분 총 20분의 경기를 리그전으로 진행했다. 이윽고 경기가 시작되고 우리 학교 학생들은 그동안 배운 내용을 토대로 각자의 위치에서 경기를 진행했다. 학교에서 보다 더 훨씬 실수도 적고 플레이도 깔끔했다. 패스 성공률도 상당히 우수하고 골 찬스를 잡아서 슛을 할 때마다 상대편 골대의 네트를 갈랐다. 상대편은 생각보다 강한 우리의 경기력에 당황해서 같은 편끼리 서로 내 탓을 하기 바빴고, 나는 전혀 동요하지 말고 우리가 준비한 플레이를 차근차근 발휘하도록 독려했다.

경기 전 가위바위보를 하는 주장들

남, 여 경기 모두 일방적인 우리 학교의 분위기로 이어졌고, 남학생은 2경기 모두 0 실점에 10점 차 이상의 대승을 거두었다. 여학생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11:0이라는 큰 점수차를 기록하며 그렇게 염원하던 대회 첫 승을 이루었다. 행운이 겹쳐 대회 첫 승을 통해 여자 핸드볼 대회 우승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쥐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 그렇게 우리 학교는 학교스포츠클럽대회 남, 여 동반 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하게 되었다. 특히 남학생 선수 일부는 대회 주관하는 코치와 스카우트의 눈에 들어 여름방학을 통해 중, 고등학교 선수들 핸드볼 참관을 제의받았다. 관찰자 시점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켜보면서 그저 학생들이 스스로 자아 효능감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이후의 선택은 너희들의 몫일테니 말이다.


나름대로 핸드볼을 지도하면서 스스로 재미를 느껴 나중에 여유가 되면 핸드볼 지도자 연수를 신청해서 들어볼 생각까지 했다. 개인적으로는 농구와 배구보다는 핸드볼이 초등학생들에게 진입장벽이 낮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손으로 하는 구기 종목은 어릴 때부터 손쉽게 접할 수 있고 나름 구기 종목에 관해서는 경험도 있고 관심이 많기 때문에 좀 더 정보를 찾아보며 차근차근 준비해 보려고 한다. 아무튼 3경기 뛰고 초등 핸드볼 남, 여 동반 우승을 이뤘다. 좀 더 있어 보이게 남, 여 통합 챔피언이라고 남몰래 생각해 보고 혼자 잠시 흐뭇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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