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에세이 챌린지] 40. 무적반창고

반창고 붙였으니까 다 괜찮아

by 홍윤표
'아이코, 넘어졌네. 큰일 났다.
얼른 반창고 붙여야겠다'
"아가야, 머리가 아파??
아이고 반창고를 붙여야 되겠구나"


요즘 우리 아들을 지켜주는 것은 '반창고'이다. 반창고를 붙이면 아픈 부위를 치료할 수 있다고 강하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너무 더워서 땀이 많이 날 때도 반창고를 많이 붙이면 붙일수록 몸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 정도면 반창고의 효능은 무적치트키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무엇이든 몸으로 부딪혀 보는 둘째 딸

첫째, 둘째 모두 무릎이나 팔꿈치 주변에 작은 상처들이 조금씩 있다. 날이 워낙 더우니 상, 하의는 짧아지고 살갗이 노출되는 부분이 많으니 당연한 현상이다. 지금은 많이 넘어지고 엎어지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조심하는 연습을 병행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크게 다치지만 않게 옆에서 자리를 함께 해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치는 것은 더 큰 성장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겪는 숙제 같은 것이라고 본다.


하원 후 놀이터에서 노는 우리 첫째와 둘째

어린이집 끝나고 항상 집 앞 놀이터에 들러 2-30분씩 놀다가 들어온다. 푹푹 찌는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꼭 미끄럼틀 한번, 그네 한번 , 시소 한 번씩 타야 한다. 막상 태워주면 금방 또 내려온다. 그냥 상태 점검하려고 들르는 것 같은 모양새이다. 그렇게 놀고 들어오면 여지없이 손가락이나 발목, 무릎 주변에 상처가 나 있다. 아니 그냥 놀라고 방치해 둔 것도 아니고 옆에서 꼭 붙어서 케어하는데 왜 상처 나는 것인가.


늘 진료를 헌신적으로 봐주는 아들

그래도 걱정할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에겐 무적반창고가 있기 때문이다. 반창고 하나만 있으면 세상의 모든 병을 낫게 할 수 있다는 아들의 논리가 너무 대견하면서도 재미있다. 대견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32개월 꼬마 신사도 '아픔'이라는 감정에 슬퍼할 줄 알고 '치유'를 선사하고픈 마음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나 자신만 생각하고 위로를 받고 싶어 하는 욕심이 생기나 보다. 어른이 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으니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움을 많이 주어야겠다.


"아빠는 오늘 어디가 아파?"

"음.. 오늘은 아빠가 튼튼해서 그런지 아픈데 없는데?"

"아니야... 아빠..
아파야 돼... 반창고 해야 돼..."


그래 아빠가 오늘도 마음껏 아파줄게 잘 낫게 해 줘.

아들이 붙여준 방수 반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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