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마침 와이프의 지인이 자녀를 데리고 키자니아를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랴부래 와이프를 좇아 짐을 싸기 시작했다. 키자니아에 현장체험학습으로 중학년을 데리고 갔던 기억이 있는 나로선 걱정이 사실 앞섰다.
'우리 아들 이제 고작 4살인데 잘 해낼 수 있을까?'
우선 키자니아 앞 입구에서 안내 절차를 전달받은 다음 입장하는데 까지 무리가 없었다. 새로운 문물에 대해서 늘 경계태세를 갖추는 아들이지만 키자니아의 외관과 분위기가 마음에 꽤 들었던 모양이다.진로교육의 일환으로 온 장소이긴 하지만 어른인 내가 봐도 재미있을 것 같은 공간이 참 많다. 소방관 체험이나 햄버거 만들기 같은 것은 듣기만 해도 흥미로운 주제이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이 어려서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관심 갖는 체험부스는 아이들로 이미 인산인해였기에 다른 루트를 찾아야 했다.
그래서 우선 아들의 최애 음료인 사이다 제조하는 곳을 방문하기로 했다. 대기시간이 30분 정도라 걱정했는데 아들이 대견하게도 기다려준 덕분에 재미있고 즐겁게 체험을 마칠 수 있었다. 자신이 직접 만들고 라벨링 한 사이다를 갖고 퇴장하는 아들의 의기양양한 표정을 보니 절로 흐뭇했다.
그 이후 적절한 장소를 찾아 아들은 우유 제조, 곡물 생산, 경찰관 체험 등 총 4개의 체험부스를 경험하고 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어느 체험부스를 가도 최연소 참가자였던 아들이 나름 열심히 참여했다는 사실이었다. 초등학생인 형, 누나들 틈바구니 속에서 자리 하나 잡고 선생님 말씀에 귀 기울이는 모습이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사실 초등학교 현장에서 진로에 대한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고 가이드라인이나 찾아가는 진로체험 등의 형식으로 그 형태나 방법이 진화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진로교육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다소 뻔할지라도 각자의 강점과 흥미를 북돋울 수 있는 프로그램의 도입과 적용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생 첫 진로교육을 성실하게 수행한 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