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32개월 아들은 요즘에 네 발 자전거 연습에 푹 빠졌다. 아직까지 핸들과 페달의 협응을 습득하기 위해 애를 쓰는 단계이지만 매일 30분 이상씩 자전거 타기 연습을 한다. 기저귀 떼는 것보다 자전거 타기를 더 빨리 습득할 판이라 걱정이 다소 앞서지만 자신만의 강점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해 못 할 부분은 아니다. 17개월인 딸은 오빠가 킥보드 타는 것을 부러워하기에 킥보드부터 우선 체험하게 해 주었다. 오빠 것과 달리 안장이 있어 필요시에 자전거 비슷한 느낌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사주었는데 아직까지는 그냥 소유만 할 뿐 운행에 크게 흥미를 두고 있지는 않는 모양새다. 똑같이 탈 것에 대한 진화가 진행 중임에도 그 형태와 시기에 대한 차이가 느껴지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생각해 보면 걸음마 보조기를 대하는 온도는 아들과 딸이 확연하게 달랐다. 아들은 그야말로 불타올랐고 딸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아들은 걸음마 보조기만 있으면 세상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것처럼 흥미를 보였지만 딸은 그저 조금 더 걷기를 편하게 도와주는 수단에 불과했다. 오죽하면 그냥 걸음마 보조기에 손만 잡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만 했다. 돌이켜 생각해 봤을 때 아들은 걷고 뛰는 스피드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일련의 '과정'에 매력을 느끼고 딸은 걸음마 보조기로 원하는 장소에 도달하는 '결과'에 초점을 맞춘 것 같았다. 같은 배 속에서 태어났는데도 벌써부터 이렇게 다른 특징이 느껴지는 것이 신기했다.
집에 들여놓은 자동차도 마찬가지이다. 둘 중에 아들, 딸이 여전히 먼저 타려고 싸우는 자동차가 어떤 것이겠는가? 정답은 '빨간색 자동차'이다.
어른인 내가 보기에 경찰차가 좀 더 자동차가 갖춰야 할 요소가 좀 더 디테일하게 묘사되어 있어 매력적이라고 본다. 내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아이들은 집에 이 자동차를 들여놓은 이래로 줄곧 빨간 자동차만 고수한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차 내부가 빨간 차가 미묘하게 넓고 의자에 주름이 없어서 불편함이 적어서가 아닐까 싶다. 아직 말문이 트이지 않은 딸이 말하게 되면, 그때 한 번 아들, 딸 둘에게 물어봐야지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부모로서 그래도 자식을 키우면서 늘 다행으로 여기는 부분은 아들, 딸이 그래도 서로를 위해주고 챙겨준다는 데 있다. 개인의 취향이 다르고, 탈 것에 대한 자세와 목적의식도 분명하게 다르지만 '같이 탄다'는 행위에 대해 단 한 번도 거부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오빠로서 좀 더 동생을 챙기려는 아들도 대견하고, 그런 오빠를 철석같이 믿고 함께 놀려고 하는 딸의 모습도 예쁘다. 탈 것의 종류와 레벨이 늘어날수록 하루하루 마음씨도 성장하는 남매의 모습을 부모로서 늘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