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트롤 없으면 재미없는데~!! 트롤 만들어 주시면 안 돼요?
"트롤 짓 하고 싶으면 해도 되긴 하는데... 그렇게 하면 과연 너희 팀에 도움이 될까?"
"전 트롤 짓 해서 피구하는 거 더 잘해요!!"
"그래 그럼 굳이 선생님이 말리지 않을게요."
학생들이 피구 게임을 할 때 하는 트롤 짓은 일단 '나 맞춰봐라'이다. 피구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트롤 짓을 하고 싶어 하는 친구는 아주 당당하게 공을 든 상대편 친구를 농락한다. 마치 빨리 자기를 아웃시키라는 듯이 도발하거나 약을 올린다. 그럼 아주 당연하게 공을 든 친구는 우리 트롤 이를 아웃시키고 곧이어 자자한 원성이 이어진다.
"아 선생님 쟤 트롤 짓 못하게 해 주시면 안 돼요?? 시작부터 저희 벌써 한 명 죽었어요!!!"
"아마 다 생각이 있어서 그러는 거겠지. 한 번 어떻게 되는지 보자"
그렇게 트롤이 된 친구는 사이드라인으로 나가자마자 아주 큰 소리로 자신에게 공을 달라고 외친다. 공을 잡고 던지는 능력이 수준급이다. 정확성과 스피드 모두 '피구왕 통키'의 타이거를 보는 듯하다. 도저히 먼저 아웃이 될 능력이 아닌데 왜 트롤짓을 했을까? 그렇게 한 명 마이너스로 시작한 트롤이 팀은 상대방을 압도적인 점수차로 누르고 세트를 가져갔다. 때마침 수업이 종료되어 학생들에게 쉬는 시간을 부여한 후 아까 트롤을 자처한 친구에게 넌지시 물어보았다.
"아니 우리 ㅇㅇ이는 피구를 이렇게 잘하는 데 왜 먼저 트롤짓하겠다고 했니?"
"저는 사실 안경을 써가지고 코트 안에서 공을 피하는 게 너무 스트레스예요. 먼저 아웃되면 앞으로 상대편이 던지는 공에 맞을 일이 없잖아요."
아. 그렇게 깊은 뜻이. 그래서 같은 편 친구들의 불평불만에도 자신만의 입장을 고수했던 것이구나. 오히려 그게 결과적으로 팀에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었구나. 사회에서도 '선한 사마리아인의 법'이 있듯 학교 현장에서는 '선한 트롤 법'에 대한 이야기를 학생들과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우스꽝스럽고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들도 다 각자의 지혜와 재치가 버무려져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느꼈다.
다른 친구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다면 트롤 인정? 어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