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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기웅 Aug 29. 2019

자취의 꿈

2017.01.31 군대에서

자취하고 싶다

모포 덮인 삼단 매트리스 말고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구매한 싱글 침대에 

밤마다 물장판 뜨뜻하게 틀어놓고 아기 양털 같은 극세사 이불 덮고

한바탕 크게 자고 싶다


그 가난한 방에서 잡동사니 같은 내 생각을 오밀조밀 끼워 넣고 싶다.

방 한쪽에는 먼지 수북한 책장을 두고

다른 한 켠에는 아직 덜 마른빨래가 널린 건조대를 두고

남은 한 켠에는 나를 넣어두고 싶다


그리곤 조용히 지붕과 창문을 닫아 

꿈틀거리는 금요일 저녁에 일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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