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31 군대에서
자취하고 싶다
모포 덮인 삼단 매트리스 말고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구매한 싱글 침대에
밤마다 물장판 뜨뜻하게 틀어놓고 아기 양털 같은 극세사 이불 덮고
한바탕 크게 자고 싶다
그 가난한 방에서 잡동사니 같은 내 생각을 오밀조밀 끼워 넣고 싶다.
방 한쪽에는 먼지 수북한 책장을 두고
다른 한 켠에는 아직 덜 마른빨래가 널린 건조대를 두고
남은 한 켠에는 나를 넣어두고 싶다
그리곤 조용히 지붕과 창문을 닫아
꿈틀거리는 금요일 저녁에 일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