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문턱을 넘었습니다.

by 동그라미

"사춘기 증상"


지식인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했다.

"우리 딸 사춘기 맞나요?" "사춘기 테스트" 등 다양한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여러 글을 읽고 종합한 결과, 중1 입학을 앞둔 우리 감동이는 사춘기 증상과 정확히 일치했다. 그 증상을 종합하면 대략 이런 것들이었다.


1.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고 말대꾸를 한다.

2.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3. 부모와 대화를 피하고 단답형으로 답한다.

4. 비밀이 많아진다.

5. 외모에 관한 관심이 많아지고 불평도 자주한다.

6. 말수가 줄고 혼자 있으려고 한다.

7. 연예인에 관한 관심이 많아진다.

8. 자는 시간이 늦어지거나 잠을 너무 많이 잔다.

9. 또래 관계를 더 중시한다.


친구와 깊은 관게를 맺지 않은 아이는 또래 관계 대신 'sns' 활동에 빠져버렸다. 도서관에 가서 3시간 넘게 쇼츠만 보다와서 핸드폰 시간 설정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작년 11월이었다. 새해가 되면서 방학을 맞이하고 나서도 오전 내 숏츠만 보다가, 늘 학원에 다녀온 후 밤 11시가 넘어서야 숙제를 한다고 하는 바람에 1월 내내 실랑이 하다가 상담을 한 것이 지난 달 말이었다. 아직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다.


스스로 시간조절이 어려운 것 같아 스케줄러를 쓰고 오전, 오후 2시간씩 공부한 분량을 가족 단톡방에 올려서 공유하자는 제안을 했고 아이도 그러마했다. 월요일 저녁 왜 안올렸냐고 물으니, 내일부터 올린다고 했다.


그 내일이 어제였다.


늦은 오후 아이가 영어학원에 가 있을 시간, 피아노 원장님으로부터 아이가 등원하지 않았다는 카톡이 왔다.

"감동아, 너 오늘 피아노 안 갔어? 왜 못 갔어?"

"그게....죄송해요."


전화기 너머 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니 분명 뭔가 잘못한 게 있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영어 숙제하느라 좀 늦었을거라 생각했던 믿음이 또 와장창 깨졌다.


아이와 또 면담이 이어졌다.

저녁에 늦게 자고 아침에는 잘 일어나지 못하는 것을 우선 지적했다. 중학생이라면 스스로 일어나고 자는 시간을 조절해야하니 스스로 해보라고 했다. 아침을 챙겨주고 이부자리를 정리한 후 출근했는데, 대신 이것들은 스스로 해야한다고 알려주었다.

빨래가 개어져 있으면 자신의 옷은 스스로 정리해야하고, 이제 중학생이니 스케줄도 스스로 관리해보고, 대신 그에 따른 책임은 본인이 져야한다고 했다. 피아노는 이유 없이 가지 않았으니 다음달부턴 끊기로했다. 눈물이 살짝 그렁그렁해보이긴 했으나 아이는 별다른 반항은 하지 않았고, 이렇게 이야기가 정리되었다.


11시 30분쯤 아이는 잠자리에 들었다. 뒤늦게 회식을 하고 돌아온 신랑에게 아이가 숏츠를 보느라 학원을 가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주니 어떻게 그럴 수 가 있냐며, 정말로 속상해하고 실망했다. 자는 애를 깨우고싶어서라도 얘기하고 싶지만 차마 그러지는 못해도 내일 따끔하게 얘기하겠노라고 했다. 아이 SNS사용 시간은 신랑이 관리하고 있던 터라 더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한 스스로를 탓하기도 했다.


나도 퇴근 전에는 아이가 괘씸해서 화가났다. 피아노, 스케인어, 과학, 수학, 영어, 이것저것 학원은 다니고 싶다고해서 평균 교육비를 훌쩍 넘긴 비용을 아이 학원비로 지출하고 있는데 sns를 하느라 학원을 빠지다니 너무 화가났다.


속상한 마음에 중2 올라가는 딸을 둔 직장 동료에게 이야기했둬니, 믿고 기다려주라고 했다. 아직 어리고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을거니까, 그렇지 않더라고 믿고 기다려주고 응원해주는게 제일 좋은 거 같다고했다.


사춘기 자녀에 대한 부모 대처법에 대해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니 화를 가라앉히기 싶지는 않았으나 나름 최대한 화를 누르고 아이와 면담했다. 사춘기 아이 입장에선 이마저도 잔소리 같을 수는 있으나 이제 중학생이 된 너를 존중하기로 했고, 너 삶은 네가 책임감 있게 살아야한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신랑에게도 가급적이면 아이에게 맡겨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렇게 이야기 하고 늦은 밤 잠들었는데, 기분이 좋지 않은 채로 저녁을 먹어서여인지 심한 체기에 잠에서 깼다. 소화제를 두개나 먹고나서도 속이 더부룩해서 집안을 돌아다니다가 아이의 다이어리를 살짝 보았다.


아이는 스스로 동생만큼 성실하게 시간을 보내지 않고, 그냥 시간을 흘러 보내는 스스로에게 심하게 실망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걸 극복하지 못했고, 미래에 관한 불안이 절정으로 달해 있었다.


사춘기였다. 내가 무얼 해줄 수 있을까? 무작정 믿고 기다르는게 맞을까? 이런 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고 물어 결국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그렇게 출근길에 사춘기에 관해 검색했고,

역시 답은 믿고 기다려주고, 안전지대가 되어주라 말했다.


아이만큼 나도 사춘기 부모로 잘 지내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해야한다.


아이가 스스로를 사랑하고 행복한 청소년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사랑과 응원을 쏟아부어야할 시기인 거으로 결론을 냈다.


잘할 수 있을까? 언젠가 그 모든 것은 다 지나가는 것이니 믿고 기다리세요라는 말을 나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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