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에게 꽃이 아니라
상처로 남을 것이다
봄에 피었다 지는 꽃이 아니라
꽃을 보고 눈물 흘리는 상처로
꽃과 함께 피어 나는 빨간 상처로
그리워하다 사그라진 시간들이
습관처럼 익숙해져 버리면
빛을 잃고 쓰러진 꽃의 영혼들은
가시로 돋아나 덫을 친다
울바자 사이에 서성거리던
지난날 기억의 조각들은
피를 흘리며 가시를 키우는데
낮잠을 자다니
용서가 손을 내밀 때까지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
눈을 감아서도
두 손을 합장하고 그렇게
무모함에 찔려 흘린 피가
5월의 거리를 붉게 물 들일 때
잊힌 시간들을 되돌려주는
수많은 사연들을 지켜보라
경건하게 두 손을 합장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