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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May 12. 2021

시가 머무는 곳

5월의 장미

5월의 장미



나는 너에게 꽃이 아니라
상처로 남을 것이다
봄에 피었다 지는 꽃이 아니라
꽃을 보고 눈물 흘리는 상처로
꽃과 함께 피어 나는 빨간 상처로

그리워하다 사그라진 시간들이
습관처럼 익숙해져 버리면
빛을 잃고 쓰러진 꽃의 영혼들은
가시로 돋아나 덫을 친다

울바자 사이에 서성거리던
지난날 기억의 조각들은
피를 흘리며 가시를 키우는데
낮잠을 자다니

용서가 손을 내밀 때까지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
눈을 감아서도
두 손을 합장하고 그렇게

무모함에 찔려 흘린 피가
5월의 거리를 붉게 물 들일 때
잊힌 시간들을 되돌려주는
수많은 사연들을 지켜보라
경건하게 두 손을 합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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