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희선 Mar 11. 2021

시가 머무는 곳

내 마음에 수채화

내 마음에 수채화

저 가는 바람이

하늘 길을 말끔히

닦아 놓은 날이면
내 마음은 붓이 되어
옛 추억을 그린다

갈바람에 모든 사색을
누렇게 탈색하는 들판에
가시나무 열매만 빨갛게
가는 계절에 마지막 정열로
붓끝에서 살아나고

싸리 바구니 옆구리에 끼고
깔깔거리는 소녀들은
빨간 가시나무 열매 뒤로한 채
고추잠자리 빨간 꼬리에 꽂혀
온 벌판을 설치고 다니다
찢긴 치맛자락

얼룩진 눈물자국에
서산에 지는 해님의 미소가
빨갛게 걸려있다

작가의 이전글 시가 머무는 곳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