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의 무게
바람 부는 허공에서
새는 날갯짓을 멈출 수 없다
그 작은 몸이
처지는 날개를 쉼 없이 퍼덕이며
스스로의 무게를 감당하려는 것은
더 높이 날아오르려는 비상이 아니라
쉴 곳을 찾아 헤매는 방황이다
바람 위에 깃털처럼 가볍게
날고 날아
나무를 찾아 숲으로 날아드는
새의 날갯짓은
자유를 뒤로한 쉼을 찾는 퍼덕임이다
가는 길이 멀어 쉼터가 보이지 않을 때
바람 속에서 애끓는 날갯짓에
숲은 구원이고
긴 여정에 지친 새의 쉼터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걸치지 않는 곳은
지친 새에게 자유 아닌
그냥 돌멩이처럼 떨어져 부서질 수 있는
넓어서 아득한 허공일 뿐이오
숲이 보일 때까지
이 한 몸 뉘일 수 있을 때까지
쉼 없어 흔들어야 하는 몸짓
그 비상의 가볍지 않은 무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