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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Jan 29. 2022

시가 머무는 곳

슬픔이 물러간 자리에

웃음을 잃어버린 마음에

먹구름이 끼면

자꾸 부추기는 마음에 찔려

부풀어서 터질 것같이

쌓여서 곪은 상처가

출구를 찾아 돌출된 융기가 되어

살을 찢는다


 터져버린 물줄기

그냥 흘러나오게 두면

소진될 때까지 두면

사라져 헐거워지는

비워지는 거처가

민망하도록 작아진 슬픔은


한낱 보푸라기에 매달린 이슬뿐인데

호들갑으로 부딪친 멍

파랗고 빨간 자국들이

안쓰러워 서로를 보듬는 사이

슬픔이 물러간 자리에

노란 햇병아리 같은

복이 조롱조롱 피어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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