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나는 늘 웃었다
가슴에는 늘 따뜻한 난류가 흘렀고
언제나 터칠 수 있을 것 같은
명랑함으로 출렁거렸지
어느 날 삭막한 바람이
가슴 깊은 곳에 싱싱하던
농담을 싸그리 쓸어가고
한 톨의 농담도 남기지 않았다
세상은 갑자기 울적해지고
나는 그냥 담벼락 옆에
말라 가는 풀처럼 사그라들기 시작했지
억지로 웃는 웃음은
구석 쪽에 쭈그러진 놋그릇처럼
궁색했고
다시 찾을 수 있는 농담 한송이를 찾아
나는 떠난다
지금쯤 누구의 가슴에서 활기를 띠고 있을
그 내음
폐부 깊숙이 마셔보면
다시 내게로 옮아올 것 같은
농담 한 송이를 찾아
긴 여행을 예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