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니었어
너를 볼 수만 있다면
뿌리 속에 있는 모든 기억을 되살려
살아 있다는 신호 보내려고
흰 눈 속에 시린 발 세우고
빨개진 얼굴을 내밀었어
파란 무리들 속에 묻힌 모습 스쳐갈까
한 번쯤이라도 수줍은 마음 들켜보려고
몸속에 묻힌 향기
빨갛게 깨우고 있는 중이야
아린 가슴에 얼굴을 묻고
꿀샘을 탐하는 동박새야
박힌 부리 빼서
가는 님 서럽지 않게
노래 한곡 부르렴 아
투두둑 떨어지는 설음 밟고
떠나는 길섭에 꼭지 떨어진 붉은 심장
그 울음을 떨쳐내려고 서둘러가는 님아
뒤돌아 보다 넘어지지 말고
이곳 동백섬을 영영 버리고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