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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Feb 18. 2022

시가 머무는 곳

빌딩


허영이 숲처럼 도시 곳곳에


심어진다


어제 보다 더 높이


높아야만 태양의 빛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꼭 마치 숲 속에 빼곡히 선 나무의 의지처럼


자꾸 치솟는다



땅에서 멀어져 휘청거리는


영양실조에 걸린 식물처럼


누가 다 빼먹어 허술해진 골수는


구멍이 숭숭 뚫린


골다공증 증세를 보이다


끝내는 부서져 내렸다




무너질 것만 같았던


불안감이 현실이 되어


재현될 때


때늦은 참회는 참담하다



통째로 삼켜진 소리


불안을 끓어 안고 앓던 육신도 사라지고


욕심이 부른 원망은


책임에 밀린 텅 빈 소리


궁색한 변명만 자꾸 중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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