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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Mar 28. 2022

시가 머무는 곳

봄꽃 피는 삼월엔

추위가 가셔지지 않은 삼월

봄 꽃은 꽃나무 가지에 오롯이 섰다

작은 얼굴들을 내밀고

눈이 내리는 날도 

진눈깨비가 몸을 핥으며 내린 시간도

강인하게 버티며

차디찬 눈물 몸속에 가두어

감로처럼 마시며

그렇게 시린 시간을 견디는

널 보며


여직 내 몸을 감고 있는

부끄러워지는 두꺼운 겨울 옷

이제는 벗어야지 하면서도

찬 기운에 도저히 떨칠 수 없는

안온함으로

둔감해진 눈빛으로

너의 청초하고 작은 용기를

머리 숙여 들여다본다


그 속에 서린 봄기운

내 피부에 닿아

너처럼 예쁘게 소생할 수 있게

봄바람 실바람이 불어와

이 거추장한 넝마를 벗겨 던지고

너의 그 청순함에 물들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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