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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Nov 17. 2022

시가 머무는 곳

월동

낙엽이 어깨를 툭치며

월동준비를 재촉한다

간밤에 스쳐간 비바람에

한결 수척해진

단풍나무 아래에는

간밤에 떨어진 별들이

어깨 겯고 떨어질세라

흩어지는 마른 살결 어르쓸며

멀어지는 햇볕을 주섬주섬 모아

예쁜 무늬 겹겹이 쌓아 놓으니

두툼한 이불 밑 세상은 따뜻하겠지

이제 서리가 내리고 눈이 와도

잔털을 다 밀어낸 가죽옷 한 장 걸치고도

수만 개의 잔뿌리에 귀를 열어 두면

두런두런 들려오는 발밑 세상 이야기

발만  따뜻하면

이 겨울은 거뜬히 보낼 있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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