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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Jan 18. 2023

시가 머무는 곳

목련


낮달의 웃음 내려와


나뭇지에 무수히 걸렸네요




꽃샘바람 핥퀴고 간 자리마다


분홍빛 고요가 숨 쉬는 거리




한 점의 바람에도


흩어지는 옷 깃을 여며


고개 내밀면




먼지 쌓인 창 열어


그대 향기


찻잔에 띄워봅니다




뜨거운 열기에 바래지는


희디흰 그대 숨결


갈무리하는 시간




길게 뻗은 골목길엔


떠나기 저어한 하얀 발목의


바람에 잘린 울음이


서리서리 흩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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