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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Jan 25. 2023

시가 머무는 곳

딸기

익고 싶었어요

지나간 자리마다

빨간 물들이며

그렇게 영글다 터져버린

상처처럼 기뻐서 터친 울음


당신을 잉태한 가슴엔

달콤함으로 풍성했고

자지러지게 설친 날들로 상기된

수줍음이 핀 얼굴엔

지칠 것 같지 않던 시간이

검은 기미처럼 돋기 시작했어요


과육만 따먹고 버려진

파란 별들이

여기저기 꼭지 떨어진

향기를 안은 채 널브러져 있고

여름은 줄기 따라 누렇게 시들어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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