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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Jun 11. 2023

시가 머무는 곳

이끼가 되어

가슴에 남은 흔적을 들여다보니

이끼 한 조각이 파랗게 피어

잊지 못한 사연을

가슴벽에 그려 낸다


끓어 넘쳐 부푼 열정을

절제의 기둥에 묶어둔

인내의 꽃물결 피어난 자리


사라지려는 푸른 솔개의 날개 끝

부여잡은 생의 부름 속에

부딪혀 멍든 푸른 자국을 딛고

한 걸음 씩 톺아 오른 자리마다에

오롯이 새겨진 생의 흔적들


축축한 습지에 몸을 담그고

열기와 욕망으로 들뜬 몸체를 식혀

빙하의  시대로 이끌어

또 다른 꿈을 그려가는

수많은 붓들의 휘적임으로

암벽뒤에 가려진 세상이

깨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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