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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Dec 22. 2023

시가 머무는 곳

꽃잎을 따며

이원진 그림 / 강희선  시 (시화전)



꽃 떨어지네

맑은 바람 타고 꽃 떨어지네

그 사이사이 사그라드는 시간

토라져 돌돌 말린 마음 곱게 다듬어

가시 빼고 만든 결 고운 방석엔

분홍빛 아슴아슴 그리움 고이네


꽃 물든 손 끝에 묻어온 님 생각

떠난 시간만큼 잎잎이 끼워 넣으면

호젓한 베갯머리 홀로 부풀어

그 맑음 오롯이 목까지 차오르네


떠난 님 시린 자리 지켜낸 미소

애꿎은 자식 사랑 눈 시리걸랑

시큼한 푸념 해맑게 헹구어

뜨거운 찻잔에 그대 사랑 띄워


고운 님 오시는 날 그 길 위에

걸음마다  고운 기운 흘러넘치게

빈자리에 드리웠던 그림자 지우며

꽃길이 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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