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갈색 옷을 입은 멋진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을 때
난 이미 매료되었다
우리와 다른 종류인 것은 알았지만
마음을 주고받는 눈빛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흔드는 꼬리 끝에 머무는 여유
두 귀를 쫑긋하고 마음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이 마음을 출렁이게 하며
손끝이 저려난다
너의 부드러운 그 털을 만지면
너를 알 것 같아서
너를 향해 뻗는 손길
너의 마음 어루 쓰는 따뜻함이 이끄는 그곳에
무한히 뻗은 세상의 길이 있다는 게 아닐까
그것은 다시 태어날 수도 있다는 뜻으로 다가왔다
그 어떤 영물이 되어 그대 곁에 머물 수도 있다고
울음 참고 아픔을 쏟는 딸애의 목소리에서
사랑은 우리들 세상에만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세븐의 죽음은
심장을 저리게 하는 아픔으로 출렁이게 했다
다시는 정 주지 마
이렇게 아픈 일은 두 번 다시 하지 않는 게 좋아
딸애의 우는 모습이 더 가슴이 아파
그렇게 모멸 차게 정을 싹둑 자르듯 전화를 끊고
한참은 먹먹한 가슴 쓸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