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나무
그대 보내오신 그 나무를
앞 정자에 고이 모셨습니다
귀족을 모시듯이 햇빛이 잘 나드는 곳에
물초롱은 굽신거리면서
물 뿌리는 일을 게으르지 않아
매일 무성하게 자란 잎들은
가지마다 풍성하니 기름진 떡잎을 이고 있습니다
저기서 누구나 좋아하는 꿈들이 자라고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행복들이
반짝이고 있습니다
돈을 낳는다는 엄나무라니
그래서 더 정성이 지나쳤을까요
물만 마셔대는 물 하마로 만들어버려
늘 축축한 주변에는 썩은 냄새만 진동합니다
벌써 높아진 하늘에는
바람에 쓸려 어디론가 날려갔는지
구름들의 날개도 찾을 길 없는 시린 계절
잎이나 따서 묻혀먹고
깊은 밤을 우려
감기 들까 걱정인 폐에
뜨거운 기운을 얹어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