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머무는 곳(그 사람)

그 사람

by 강희선

그 사람


열일곱 꽃 나이
풋풋하게 일어서는
설익은 사랑에
찬 서리 뿌리고
떠나간 그 사람을
영원을 하루처럼 기다립니다

빼앗긴 마음은
갈 곳 잃은 바람처럼
허공을 쓸고 다니고
빛을 잃은 하늘은
잿빛 구름으로 뒤덮여
늘 비를 부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동구밖에 서 있는
작은 그림자는
마음 한편에 천막을 치고
밝은 초불 환히 밝혀둡니다

이제나 저제나 오시려나
길들여진 기다림은
봄에 피였다 지는
꽃나무로 자랐습니다

그 많은 그리움
가지마다 다닥다닥 걸어놓고
재잘거리는 새소리에서
그 대 부드러운 목소리 가려봅니다
가지 사이로 그 사람
햇빛으로 걸어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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