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2의 한강

퇴근길

by 필마담

야근한 덕분에 반짝이는 한강을 본다. 예쁜 야경을 담고 싶지만 쉽지 않다. 셔터스피드는 느린데 지하철은 빠르게 달린다.


대학시절 사진 동아리 활동을 했었다. 당시 야간 촬영을 위해서는 삼각대가 꼭 필요했다. 삼각대 위에 수동 카메라를 올려두고 셔터스피드와 감도(ISO)를 조절하며 찍었다. 괜히 ‘차아아알칵’ 하는 소리가 끝날 때까지 숨을 멈추고 있었다. 당시 사용했던 카메라는 Canon AE-1 program으로 아르바이트비를 모아 사서 애지중지했었지만, 지금은 친정집 책상 밑에서 고이 자고 있다. 필름을 구매하기 어려워지면서, 현상소를 찾기 어려워지면서 멀어졌다.

24컷이든 36컷이든 한 롤을 다 찍고 현상을 맡기고 인화가 될 때까지 기다리던 즐거움이 있었는데, 어떻게 찍혔을지 모르는 걱정 반 기대 반이 있었는데. 언젠가부턴가 바로 찍고 바로 보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다. 편리함을 얻고 기대감을 잃어버렸다.


어쩌다 야경에서 수동 카메라로 생각이 이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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