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야근한 덕분에 반짝이는 한강을 본다. 예쁜 야경을 담고 싶지만 쉽지 않다. 셔터스피드는 느린데 지하철은 빠르게 달린다.
대학시절 사진 동아리 활동을 했었다. 당시 야간 촬영을 위해서는 삼각대가 꼭 필요했다. 삼각대 위에 수동 카메라를 올려두고 셔터스피드와 감도(ISO)를 조절하며 찍었다. 괜히 ‘차아아알칵’ 하는 소리가 끝날 때까지 숨을 멈추고 있었다. 당시 사용했던 카메라는 Canon AE-1 program으로 아르바이트비를 모아 사서 애지중지했었지만, 지금은 친정집 책상 밑에서 고이 자고 있다. 필름을 구매하기 어려워지면서, 현상소를 찾기 어려워지면서 멀어졌다.
24컷이든 36컷이든 한 롤을 다 찍고 현상을 맡기고 인화가 될 때까지 기다리던 즐거움이 있었는데, 어떻게 찍혔을지 모르는 걱정 반 기대 반이 있었는데. 언젠가부턴가 바로 찍고 바로 보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다. 편리함을 얻고 기대감을 잃어버렸다.
어쩌다 야경에서 수동 카메라로 생각이 이어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