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 가는 길
놀러 가는 길에 만나는 한강은 더 반갑다.
내게는 고등학교 때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소중한 친구들이 있다. 곗돈을 모아 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는 친구들인데, 집으로 모일 때면 보드게임 중 하나인 루미큐브를 한다. 언제든 할 수 있도록 우리 집은 물론 친구 집에도 구비되어 있다. 오늘은 친구네 집들이 겸 생일파티 겸 루미큐브 게임을 하기로 한 날이다.
루미큐브의 룰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게임을 시작하기 위해서 우선 총 54개의 타일 (1부터 13까지의 숫자가 적힌 4가지 색상으로 구성된 52개의 타일에 조커타일 2개) 중 각자 14개를 랜덤으로 뽑아 나눠 가진다. 순서에 맞춰 타일을 테이블에 내려놓을 수 있는데, 조건은 같은 숫자 다른 색의 타일로 나열하거나 다른 숫자 같은 색의 타일로 나열해가는 거다. 그렇게 가지고 있던 걸 모두 소진하면 이기는 게임이다. 오랜 시간 집중하고 있으면 생각보다 피로도가 쌓이는 두뇌게임이다.
타일 중에는 '조커'라는 게 있다. 조커 타일에는 숫자 대신 얼굴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여느 게임의 조커처럼 어느 숫자 어느 색이든 적용할 수 있는 마스터 키다. 때문에 조커타일이 손에 들어오는 순간 우승을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조커타일이 있다고 무조건 이길 수 있는 건 아니다. 내가 그랬다. 한 장의 조커타일이 들어왔을 때도 졌고. 심지어 조커타일이 2개나 들어왔을 때도 그랬다. 회계 관련 일을 해서 그런가 샘이 빠른 친구가 제일 많이 우승했다. 한참 게임에 열중하던 때 조커타일을 손에 들고 있던 순간, 심오한 생각이 들었다.
'운이 들어와도 내가 활용할 줄 모르면 아무 소용없겠구나'라는 거였다. 이미 테이블에 놓인 숫자들의 조합이 내가 가지고 있는 타일과 맞지 않는다면 운을 쓸 기회는 없다. 심지어 가지고 있는 조커타일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방법을 모른다면 무가치한 것이다. '운이 들어와도 사용할 기회를 잘 봐야 한다.' 조커타일을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하고 허무하게 끝내버린 게임을 생각하다가, 갑자기 행운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