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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중해리 Dec 08. 2022

내 아들 곱슬머리 개구쟁이 내 아들

우주최강귀요미

"내 동생 곱슬머리 개구쟁이 내 동생~"이라는 노래를 들으면, 진짜 내 여동생을 떠올렸었다. 아들을 낳이 전까지는. 곱슬 파마 헤어스타일로 집 안 곳곳에 스티커를 붙이고 내 공책에 낙서를 하던 내 여동생. 그런데, "내 동생 곱슬머리 개구쟁이 내 동생~"이라는 노래를 들으면, 곱실거리는 머리카락 유전자를 가진 아들이 떠오른다.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서너 개~" 나는 아들을, 몇 날 며칠의 고민 끝에 정한 이름과 더불어 여러 애칭으로 부르고 있다. 동그란 얼굴형에 분유살이 올랐던 시절에는 '똥실이'라고 불렀었다. 그러다, 요즘은 ‘우주최강귀요미’, ‘사랑둥이’, ‘내 보물’, ‘우리 집 요정’ 등으로 부르고 있다. 물론, 좋은 별명만 있는 건 아니다. 미운 짓을 할 때면 ‘김꾸러기’, ‘김고집’이라고 부른다.

별명과 더불어, 수식어도 다양하다. 매일 밤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 주문처럼 읊어주는 게 있다. "예쁜 OO이, 건강한 OO이, 똑똑한 OO이, 행복한 OO이" 이렇게. 이제는 아이도 이 말을 기억하며 따라 말하거나, “예쁜 OO이”라고 하면 “네~”라고 대답하기도 한다. 아이가 짓궂을 때면 남편은 '얌전한 OO이'가 빠져서 그렇다고 농담 식으로 말할 때도 있었다. 최근, 지나영 교수님의 책을 읽고 나서 수식어에 '존재만으로 소중한 OO이’가 추가되었다. 이렇게 이름은 하나인데, 그때그때 부르는 게 달라진다. 그렇다 해도, 어떤 단어든 그 안에는 사랑이 담겨 있다. 뭘 해도 사랑스러운 아이, 뭘 해도 사랑스러운 나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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