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3일의 한강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어린이집에 산타할아버지가 오시기로 한 날이다. 작년에는 코로나19가 기승부려 영상을 통해 만났었기에, 아들은 태어나 처음으로 산타할아버지를 실제로 만나는 거다.
산타할아버지를 만나기 전 아니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서 어린이집에서 캐럴을 자주 듣나 보다. <울면 안 돼>라는 캐럴 때문일까. 산타할아버지가 존재한다고 믿는 아들은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안 준다며 훌쩍이다가도 금방 그친다. 자기가 착한 어린이란다. 착해야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준다는데… <어린이라는 세계>를 읽고 나서, 나는 ‘착하다'라는 말에는 어른의 기준이 담겨 있기에 구태여 착한 아이가 되길 바라지는 않았다. 그저 그때만이 누릴 수 있는 순수함으로 믿기를 바랄 뿐이었다.
나는 언제부터 산타할아버지를 믿지 않았던가. 대여섯 살쯤인가, 산타할아버지 선물이 장롱 안에 있는 게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부터 실체를 의심하게 되었다. 그 뒤로 산타할아버지는 없는 거고, 내가 갖고 싶은 선물을 엄마에게 조르면 가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마 아들도 머지않아 진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때 너무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