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좀 쉬고 계시지

할머니와 콩나물

by 필마담

나는 워킹맘이다. 친정과 가까이 살게 된 덕에 아이는 엄마께서 돌봐주신다. 평일 내내 아이와 함께 있던 엄마가 쉬는 날은 주말이다.

금요일 저녁 본가로 가셨다가 일요일 저녁 다시 와주시는데, 일요일 저녁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엄마의 손에는 늘 보따리가 여러 개 들려있다.

엄마의 옷 가방과 함께 과일이나 주말 동안 만드신 반찬이 들려있다. 대부분이 아이를 위한 것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아이에게 좋은 음식들이 가득이다.

'그냥 좀 쉬고 계시지' 주말에는 쉬실 법도 한데 아이를 위해 또 바삐 몸을 움직이신 거다. 그러지 말라는 나의 말에 몸은 편해도 마음은 불편하다고 하신다. 밥은 잘 먹는지 다치지는 않는지 마음이 쓰인다고 하신다. 나는 그 말이 속상하다.

콩나물 반찬도 그중 하나였다. 아이는 나물 반찬을 좋아한다. 식판에 덜어주기 위해 책상 위에 올려둔 봉지를 아이가 찍었다. 어디서 보고 배웠을까, 흔히 말하는 항공샷으로 찍는 아이의 모습이 귀여웠다. 그렇게 남긴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다시 한번 엄마께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콩나물처럼 무럭무럭 잘 자라길 바라는 할머니의 마음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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