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아이
먹다 남은 케이크를 찍은 사진이라 보기 불편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겐 이 또한 소중한 사진이다. 내 생일 케이크를 찍었다는 과도한 의미부여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나를 닮은 아이도 여느 아이처럼 촛불 불기를 좋아한다. 그런 아이에게 5월은 즐거운 달이다. 내 생일이 있기 때문이다. 지인들이 선물해준 케이크 덕분에 여러 번 촛불 끄기를 할 수 있다.
내 생일 무렵 퇴근하고 집에 오니 가스레인지 위에 우리 집에서 가장 큰 냄비가 올려져 있었다. 그 안은 미역국으로 가득했다. 미역국을 좋아하는 내가 느끼기에도 많은 양이었다.
엄마가 내 생일을 앞두고 끓여 놓으신 거다. “미역국은 엄마가 드셔야 하는데~” 생각해보니 오히려 내가 나를 낳아준 엄마를 위해 끓여드려야 했다.
아이를 낳고 나니 생일에 주인공은 태어난 사람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태어난 아기도 소중하지만 낳아준 엄마도 중요한 인물이다.
그래서 아이를 낳고 난 후부터 난 엄마께 생일에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한다. 쑥스러움을 참으며 아이처럼 배꼽인사를 한다. 그럼 엄마는 허허하고 웃으신다.
나를 닮은 아이는 겨울에 태어났다. 그것도 한해 끝자락인 12월에 태어났다. 아이의 생일이 다가오면 ‘올 한 해도 즐겁게 건강하게 보냈구나’하며 감사함을 느낀다.
우리 엄마도 그랬을까? 궁금해진다. 안 그래도 설레는 봄인데 내가 태어난 5월이 더 설레게 다가왔을까? 궁금해진다.